여성 및 고령인력의 경제활동 참여를 늘리기 위해서는 기업들의 가족친화경영을 지원하는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www.korcham.net)가 최근 발표한 <여성·고령인력 활용 증진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장기적 인력 부족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육아휴직 활성화', '양육시설 확대 등 출산·양육에 대한 사회적 책임 강화' 외에 '다양한 근로시간제도 및 근로형태 활성화', '가족친화적 경영을 실천하는 기업에 대한 장려금 및 인센티브 제공' 등 직장과 가정의 양립을 촉진하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보고서는 "가족친화적 근무형태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지금과 같은 휴직 중심에서 탈피하여 탄력적 근로시간제, 재택근무 등 근무 시간과 장소를 다양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독일의 경우 근로시간계정(time-banking) 제도 시행으로 시간외근로 감소효과가 컸는데, 이는 수요변동에 대비하여 개인의 근로시간계좌에 초과근로 부분을 저축하거나 미리 당겨쓰도록 하는 제도로서 이를 통해 사용자는 초과근무수당을 지급하지 않아도 되고 근로자는 안정적인 소득을 확보한다는 장점이 있다.
영국의 경우 2003년 고용관계법 개정을 통해 노동의 유연화를 요구할 권리를 근로자에게 인정하였는데, 연간 단위로 근로시간을 계약하고 이를 근거로 근로시간을 결정하는 '연간 근로시간 계약제', 단시간 근로계약을 체결한 두 명이 하나의 풀타임 일을 나눠서 하는 '일자리 나누기', 연속적인 일정 기간(예를 들면 6개월) 동안은 단축근무를 실시하고 그 후에는 통상근로시간으로 일하는 '기간 한정 근로시간단축제도' 등 유연한 근로시간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탄력적 근로시간제도(일정기간을 단위로 업무량이 많을 때는 법정근로시간을 초과하여 근무하고 업무량이 적을 때는 법정근로시간 이하로 근무하는 제도)가 최장 3개월까지만 허용되고 있어 계절성, 주기성 사업의 특성에 맞게 활용하기가 어렵고 외국에서는 6개월 또는 1년까지 허용하는 것이 대세임에 비교해 볼 때 제도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다.
보고서는 여성이 육아와 취업을 병행하기 위해서는 고용 형태의 다양화 및 탄력근로의 활성화가 전제돼야 한다고 보고, 전체 파트 타이머 중 여성근로자 비율이 우리는 59% 수준이지만 OECD 평균은 73.2%에 달하고 있어 다양한 고용형태가 활성화되면 단시간근로, 재택근로 등을 통해 여성 일자리가 늘어날 소지가 많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또 임시직 또는 파트타임으로 근무하는 여성·고령 근로자의 직업능력개발 촉진을 위해 교육훈련의 목적과 과정에 대해 근로자 스스로가 판단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당국에서 교육훈련관련 정보를 체계적으로 공급하고 편의를 제공하는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보았다.
아울러 여성·고령인력 활용에 관한 정기적인 실태조사를 통해 정책 성과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그 성과를 평가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도 여성·고령인력의 일자리를 늘리는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보고서는 제시했다.
한편, 보고서는 기업들이 고령인력 활용을 꺼리는 이유는 근속년수가 길어질수록 임금이 증가하는 연공형 임금체계의 영향이 크므로 임금시스템을 직무성과급제로 전환할 수 있도록 업종별, 직무별 임금통계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여 보급하는 등 임금체계 개편의 인프라 확충이 시급하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또 고령자고용촉진법 개정을 통해 '연령과 관계없이 일할 수 있는 사회를 지향한다는 원칙을 천명하고 고령자 우선고용직종을 현행 90개에서 전문직, 사무직을 대폭 포함하여 확대하는 것은 물론 고령자 취업알선기능의 조정 및 강화 등 고령인력의 계속근로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고령인력의 활용에 중요한 과제가 된다고 보았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산업인력 부족문제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육아지원시설 확충, 임신 및 출산에 대한 지원의 강화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근로시간제도의 유연화 및 고용형태의 다양화를 통해 여성, 고령자 등 유휴인력들이 노동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해 주고 기업들도 인력활용을 유연하게 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이들 취약계층 근로자들의 일자리가 늘어나도록 하는 정책방안을 강구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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