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간판기업의 절반 이상이 적대적 M&A에 무방비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상공회의소(www.korcham.net)가 발표한 <2007년도 주주총회 주요이슈와 정책과제>에 따르면, KOSPI 200대 기업(응답기업 175개사) 중 50.3%가 적대적 M&A 위협에 대해 '무방비 상태'라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방비 상태'라고 답한 기업은 49.7%에 그쳤으며, 방비 기업의 대다수가 '대주주 지분율(80.5%)'과 '자사주 매입(14.9%)' 등 주로 지분율 확보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 밖에 제도적 방어 장치에 의존하고 있는 기업은 2.2%에 불과했다.
이는 현행 상법상 포이즌필이나 차등의결권제 등 선진국 기업들이 많이 활용하는 경영권 방어 장치의 도입이 원천봉쇄 돼 있기 때문. 이에 상의는 "선진국형 방어 장치를 도입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 S&P 500대 기업의 93.6%가 '포이즌필' 등 다양한 경영권 방어수단을 도입해 놓고 있으며, 유럽에서도 스웨덴(55.0%), 핀란드(36.0%) 등 상당수의 기업들이 '차등의결권제'를 활용하고 있다.
한편, 적대적 M&A 방어실태가 취약한 실정을 반영하듯 "경영권 불안감 여부"에 대해 ▲불안감 있다 1.7% ▲잠재적 불안 가능성 있다 25.2%로 총 26.9%의 기업이 경영권 분쟁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04년 조사한 18.7%보다 8.7%p 높아진 수치.
또한 경영권 불안감과 각종의 상장의무 관련부담 때문에 KOSPI 200대 기업들이 평가한 상장매력도도 그리 좋지 못했다. 응답기업의 45.1%가 '증시상장이 자본조달 등의 측면에서 득이 더 많다'고 답했지만 '득·실이 비슷하다'는 응답도 38.9%나 차지했다. 특히 '득보다 실이 많다'고 부정적으로 평가한 기업도 16.0%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