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박시연 기자] 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이 역대 최고 영업 실적을 달성하고도 고민에 빠졌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큰 폭으로 개선됐지만, NH투자증권의 등급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초대형 IB에 도전장을 내민 김 사장의 고심이 깊어졌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의 국민연금(NPS) 국내주식 거래증권사 등급이 1등급에서 3등급으로 떨어졌다. 최하위 등급이다.
국민연금은 지난달 말 국내주식 거래증권사 선정위언회(올 하반기)를 열고 일반거래 38개사, 사이버거래 8개사, 인덱스거래 18개사를 선정하고 증권사별 등급을 확정했다.
그 중 NH투자증권은 올해 상반기 국민연금 국내주식 일반거래 증권사로 선정될 당시 1등급을 받았으나 6개월 만에 최하등급인 3등급을 받았다. 게다가 NH투자증권은 지난해 국내주식 인덱스거래에서도 1등급을 받았으나 올해엔 인덱스 거래 증권사에 선정되지도 못하면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국민연금의 일반거래 증권사 정량평가는 총 80점으로 ▲매매실행 및 기여도(20점) ▲리서치 정량평가(15점) ▲리서치 정확성 평가(10점) ▲리서치 특화(5점) ▲재무안정성(10범) ▲감독기관초지(5점) ▲법인영업인력 안정성(5점) ▲수수료(5점) ▲사회적 책임(5점)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NH투자증권의 등급 하락에는 금융당국으로부터 받은 기관주의 등이 걸림돌로 작용된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은 지난 4월 고객의 일임 자산을 예치해준 대가로 재산상 이익(리베이트)를 받은 혐의로 금융당국으로부터 기관주의 제재를 받았다. NH투자증권은 지난 2009년부터 2015년까지 고객의 일임형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자금을 한국증권금융의 예수금으로 운용되는 머니마켓랩(MMW)에 예치하고 리베이트를 받았다.
증권금융은 증권사로부터 일정 보수를 받고 CMA예치금을 운용해 해당 이자수익을 증권사에게 돌려주고 증권사는 이자수익에서 수수료를 차감한 뒤 고객에게 돌려준다. 그러나 증권금융은 지난해 말까지 CMA예치금이 많은 증권사에 더 많은 이익을 줬는데 증권사는 이를 고객에게 돌려주지 않았다.
지난해 12월에는 주가연계증권(ELS) 등 장외파생상품의 실적을 부풀려 금융당국에 업무보고서를 제출했다가 적발돼 기관주의 조치와 과태료 5180만 원을 부과 받았다.
주식운용성을 평가하는 부문에 있어서도 문제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NH투자증권은 국민연금 전 운용전략실장을 프라이빗에쿼티(PE) 본부장으로 영입했으나 기금본부 기밀유출 사건에 연루되면서 실장 내정을 철회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초대형 IB에 도전장을 내민 김 사장은 NH투자증권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도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1200억 원으로 전년 동기(857억 원) 대비 40% 증가했다. 1분기 당기순이익 역시 886억 원으로 최근 4년 중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2013년 7월 취임한 김 사장의 역대 최고 실적이다.
데이터뉴스 인맥연구소 리더스네트워크에 따르면, 김 사장은 1960년생으로 대구상고와 경북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1985년 LG투자증권으로 입사해 32년간 근무해 온 정통 증권맨이다. 김 사장은 2005년 LG투자증권과 우리증권의 합병, 2014년 NH농협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의 합병 과정 속에서 살아남아 CEO자리까지 오른 인물이다. LG투자증권 금융상업영업팀장, 우리투자증권 퇴직연금그룹장, 우리투자증권 WM사업부 대표 등을 거쳐 지난 2015년 우리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됐으며 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증권과의 합병 이후에도 대표이사 사장직을 역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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