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임첫해, 황창규 KT회장의 '친 정부' 정책행보

보도자료 곳곳 정부정책 공감 표현...정치권 등 퇴진압박 현실화 시 측근도 입지↓

[데이터뉴스=유성용 기자] 올 초 연임에 성공한 황창규 KT 회장(사진)이 부쩍 정부정책에 동조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통신 서비스와 상품 안내, 채용방식 등을 홍보하는 보도자료 곳곳에서도 문재인 정부 정책에 공감을 표현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KT그룹은 올해 하반기 신입사원을 440명 선발한다. 전년 대비 30% 증가한 규모다. KT 역시 46% 늘어난 260명을 채용키로 했다.

눈길을 끄는 점은
KT가 신입사원 공채 보도자료를 통해 블라인드 채용 방침청년실업률 해소와 양질의 근로환경을 조성한다는 정부 정책에 공감한다는 내용을 강조한 것. 이에 반해 SK텔레콤(사장 박정호)은 예년 수준의 신입공채를 실시하고, LG유플러스(부회장 권영수)는 경력사원만 채용한다.

KT
가 정부의 정책을 의식한 움직임은 채용뿐만이 아니다.

지난
8월 국내 최대 규모인 10만 와이파이(WiFi) AP개방 선언에 이어 918일 일본과 중국을 방문하는 고객에게 상시 무료로 제공키로 하면서 KT는 정부의 가계통신비 절감 정책에 적극 동참한다는 내용을 명시해 자료를 배포했다.

또 삼성과
LG전자의 하반기 프리미엄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 노트8V30을 출시함에 있어서도 KT는 선택약정할인 적용 시 할인 비율과 통신비 등을 비교적 상세하게 설명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와 함께 문재인 정부가 미세먼지 감축을 국정과제로 제시한 가운데 KT는 20일 사물인터넷과 빅데이터를 활용 국민들이 미세먼지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나도록 지원하는 에어 맵 코리아 프로젝트도 시작했다. 다음날에는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경기장을 찾은 관람객 1000명에게 미세먼지 방지 마스크를 증정하고 휴대용 공기청정기를 경품으로 제공하는 등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반면
SK텔레콤의 보도자료에는 선택약정 언급을 찾아볼 수 없다. LG유플러스도 선택약정할인 비율만 간략하게 언급해 KT와 대조를 보였다. 당초 이통3사는 정부가 선택약정할인율을 20%에서 25%로 상향 방침을 정하자 수익성 타격을 이유로 맹렬히 반대하는 모습을 보였었다. 25% 상향은 지난 15일 시행됐다.

업계에서
KT가 유독 정부 정책에 동조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CEO의 입지가 실적과 무관하게 외부 입김에 의해 좌지우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KT와 포스코 등 민영화된 기업들은 그간 CEO의 낙하산 인사 논란이 단골손님으로 등장했다. 황 회장 취임 전 KT를 이끌던 이석채 전 회장 역시 MB 낙하산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황 회장 역시 박근혜 전 대통령 낙하산 인사 논란을 겪었다.

업계 관계자는
황 회장으로서는 박근혜 정부가 최순실 게이트로 일찌감치 바뀌게 되면서 문재인 정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현재 정치권 등 외부로부터 황 회장의 퇴진 압박이 강한 점도 한 몫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KT 
관계자는 직원 채용 전형인 스타오디션 블라인드 채용은 이미 하고 있던 정책이기도 하며현 정부의 기조가 나쁜 방향이 아니기 때문에 맞춰가려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황 회장의 입지가 불안해지면
KT 핵심 요직에 있는 임원들 역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자리보전을 장담할 수 없는 것. 황 회장의 측근 인사로는 삼성맨 출신인 김인회 비서실장(부사장)과 임헌문 Mass총괄(사장), 구현모 경영지원총괄(사장), 김철수 Customer부문장(부사장) 등이 있다. 이들은 모두 황 회장 취임 후 KT에 영입됐다.


sy@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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