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강동식 기자] 지난해 LG그룹 계열사 부회장 5인방의 연봉이 모두 상승했다. 특히 이들의 연봉을 동종업계 경쟁사 최고경영자(CEO)들과 비교한 결과, 업계 최상위권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삼성을 비롯한 여러 그룹의 세대교체 바람 속에서도 자리를 지킨 이들은 호실적을 바탕으로 연봉에서도 건재함을 입증한 것으로 평가된다.
19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LG그룹 주요 계열사 CEO 보수를 분석한 결과, LG 계열사 부회장의 연봉은 대체로 20억~25억 원 대였으며,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이 유일하게 30억 원 대를 기록했다
LG그룹 CEO의 연봉은 급여와 상여로 이뤄지는데, 급여는 14억3100만 원(박진수 LG화학 부회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에서 15억9200만 원(조성진 LG전자 부회장)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연봉 차이는 상여에서 비롯됐다. 5개 계열사 모두 전년도 회사의 매출, 영업이익 등 계량 지표와 핵심과제 평가, 미래 준비 중장기 추진과제, 리더십 등 비계량지표를 평가해 연봉의 0~150% 범위에서 상여를 정한다.
LG 계열사 부회장들의 지난해 상여는 적게는 7억200만 원에서 많게는 18억1300만 원까지 2배 이상 차이를 보였다. 차석용 부회장이 18억1300만 원으로 가장 많고, 박진수 부회장이 7억200만 원으로 가장 적었다. 또 조성진 부회장이 9억3300만 원,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과 권영수 부회장이 8억7800만 원을 받았다.
LG그룹 전문경영인 중 가장 고액 연봉자인 차석용 부회장의 보수는 2015년에는 21억5100만 원으로 다른 부회장들과 차이가 크지 않았으나 2016년 31억700만 원으로 크게 오르며 격차가 벌어졌다.
당시 LG생활건강은 차 부회장의 내수 시장 위축과 경쟁 심화 속에서 전년 대비 매출 14%, 영업이익 34% 신장을 달성했고, 국내와 중화권 시장 프레스티지 화장품의 고성장과 생활용품 주력 제품군의 프리미엄화, 탄산음료 카테고리 육성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LG그룹 부회장 중 보수가 가장 많이 오른 인물은 권영수 부회장, 2배가량 증가했다. LG유플러스를 맡은 첫 해인 2016년에는 전년도 실적을 기준으로 한 상여가 없었기 때문이다.
조성진 부회장도 연봉이 크게 올랐다. 조 부회장은 사장이었던 2016년에 비해 급여(9억500만 원→15억9200만 원)와 상여(5억1300만 원→9억3300만 원) 모두 크게 증가했다.
LG전자는 H&A본부 매출이 2015년 16조5000억 원에서 2016년 17조2000억 원으로, 영업이익이 9817억 원에서 1조3343억 원으로 늘고, 시그니처 출시를 통한 프리미엄 제품력 강화 및 육성사업 성장 가속화를 위한 필요역량 확보 등을 고려해 상여를 산출했다고 설명했다.
이들 LG 계열사 부회장 5인방의 연봉을 동종업계 경쟁사 CEO들과 비교하면, 우선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은 LG그룹 전문경영인 중에서도 선두지만, 동종업계 전문경영인 중에서도 단연 톱이다. 다만, 오너 경영인들이 차 부회장 위에 자리하고 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이 아모레퍼시픽(75억4100만원)과 아모레퍼시픽그룹(33억7800만원)에서 총 109억1900만 원의 보수를 받아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다.
또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이 한국콜마와 한국콜마홀딩스에서 총 37억3700만 원, 윤 회장의 장남인 윤상한 한국콜마 사장이 두 회사로부터 총 32억9900만 원을 받았다.
차 부회장은 이들에 이어 동종업계 CEO 연봉 4위를 기록했다. 이밖에 서영필 전 에이블씨엔씨 회장이 퇴직금을 포함해 25억3400만 원을 받았고, 이진형 제이준코스메틱 대표가 15억3300만 원, 박범규 제이준코스메틱 사내이사가 15억2500만 원을 받았다.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의 연봉도 동종업계 최상위권이다. 다만, 업계 톱 자리를 한화케미칼 김창범 부회장에게 내줬다.
김창범 부회장은 지난해 전년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난 22억6400만 원의 보수를 받아 박 부회장을 앞질렀다. 한화케미칼의 2016년 영업이익이 2배가량 증가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허수영 롯데케미칼 부회장은 지난해 연봉이 1억 원 이상 올랐지만 11억8400만 원에 머물면서 경쟁사 CEO들과 10억 원 이상 격차를 보였다.
지난해 보수가 크게 오른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이동통신 업계 경쟁사 CEO들과 비슷한 연봉 수준을 기록했다.
황창규 KT 회장이 지난해 23억5800만 원의 연봉을 받아 권 부회장보다 4900만 원 많았다. 지난해 SK텔레콤을 맡아 상여가 없는 박정호 사장은 7억7200만 원의 급여를 받았다. 하지만 2016년 CEO를 역임한 ㈜SK에서 14억9000만 원의 상여를 받아 박 사장이 지난해 받은 보수 총 22억7000만 원으로, 경쟁사 CEO들과 대동소이한 수준이었다.
전자 업종에서는 조성진 LG전자 부회장과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이 20억 원 대의 고액 연봉을 기록했지만, 국내 전문경영인 연봉 기록을 갈아치운 삼성전자와는 큰 격차를 보였다.
권오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회장이 243억8100만 원의 연봉을 받았고, 지난해 말 사업부문장에서 함께 물러난 윤부근 부회장과 신종균 부회장이 각각 76억6900만 원과 84억2700만 원을 받았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동종업계 기업들은 규모가 크지 않아 CEO 연봉도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김태훈 휴맥스 대표가 6억4200만 원의 연봉을 받았으며, 일진디스플레이는 5억 원 이상 연봉자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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