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강동식 기자] LG디스플레이의 굳건했던 연간 영업이익 흑자구조가 위태롭다. 2012년 대표 취임 이후 6년 연속 이어온 한상범 부회장의 '디스플레이 신화'도 깨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17일 데이터뉴스가 증권사들의 LG디스플레이 실적 전망을 취합한 결과, 올해 2900억 원가량의 연간 영업손실이 예상된다. 이로써 2012년 9124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흑자전환한 이후 6년째 이어 온 흑자구조가 무너지게 됐다.
LG디스플레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 9249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LG디스플레이는 한상범 부회장이 대표이사로 취임한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연속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 극심한 실적 부진에 빠지면서 적자 전환 가능성이 높다.
이미 상반기에 3264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LG디스플레이는 3분기에 550억 원 가량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4분기에 LCD 가격이 다시 하락하면서 분기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한 부회장은 앞서 2012년 2분기부터 지난해 말까지 이어온 23분기 연속 분기 흑자 기록도 지난 1분기 적자로 깨진 상황이다.
LG디스플레이의 황금기를 이끌어오면서 LG그룹 부회장단의 한 축을 형성해온 한 부회장으로서는 2018년이 뼈아플 수밖에 없다. 한 부회장은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면서 달성한 흑자기록을 바탕으로 2013년 1월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2015년 12월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LG디스플레이의 부진은 LCD 판매가격의 급격한 하락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중국 제조사의 공급량 급증으로 2017년 초 제곱미터당 600달러 선이던 LCD 패널 단가가 1년 만에 80달러 이상 떨어졌다.
LCD 패널 가격 하락의 직격탄을 맞은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5% 가량 줄어든데 이어 지난 1분기 결국 적자를 기록했다.
LG디스플레이는 LCD에서 OLED로 전환속도를 높이는데 사활을 걸고 있지만, 아직까지 매출의 상당 부분을 LCD가 차지해 국제 LCD 가격의 변화에 실적이 크게 좌우되는 상황이다.
증권업계는 LG디스플레이의 적자 기조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LG디스플레이가 적극 투자하고 있는 OLED의 수요가 본격적으로 살아나야 실적 개선도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연말 LG그룹 인사에서 한상범 부회장의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LG그룹 다른 부회장사들의 실적이 나쁘지 않은데다, 상반기 동반부진했던 경쟁사 삼성디스플레이가 하반기 가파른 실적 상승세를 타면서 LG디스플레이의 부진이 도드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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