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강동식 기자] SK그룹이 2017년부터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책임자(CEO)에 본격적으로 부여한 스톡옵션 행사시기가 도래한 가운데, 주가 상승폭에 따라 CEO들의 희비 갈리고 있다.
31일 데이터뉴스가 2017년 CEO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한 SK그룹 주요 계열사의 현재 주가를 분석한 결과, 당시 스톡옵션을 받은 박성욱 SK수펙스추구협의회 ICT위원장,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장동현 SK㈜ 사장,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등 4명 모두 차익 실현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계열사별로 스톡옵션 부여시점 이후 주가상승률이 달라 이들이 실현할 수 있는 차익규모의 격차가 큰 것으로 분석됐다.
SK는 스톡옵션을 부여한 2017년 3월 24일 기준으로 직전 2개월, 1개월, 1주간의 거래량 가중평균종가를 산술평균해 행사가격을 산정했다. 당시 스톡옵션을 받은 4명의 전현직 CEO는 오는 3월 25일부터 3년에 걸쳐 1/3씩 나눠 행사할 수 있다. 올해는 기준행사가격이 그대로 적용되며, 내년에는 올해 가격에 8%를 할증하고, 2021년에는 2020년 가격에 다시 8%를 할증해 적용한다.
SK하이닉스 부회장 시절 28만8800주의 스톡옵션을 받은 박성욱 SK수펙스추구협의회 ICT위원장은 현재 SK하이닉스 주가(1월 29일 기준)가 유지될 경우 올해 스톡옵션 행사 시 24억9000만 원의 차익을 실현할 수 있다. SK하이닉스의 현재 주가는 올해 스톡옵션 행사가격보다 51.7% 높은 수준이다.
2020년과 2021년에도 현재 주가가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박 위원장은 3년 간 총 62억8078만 원의 차익을 볼 수 있다. 최근 2년간 반도체 수퍼사이클 속에서 연이어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경신한 SK하이닉스의 주가 상승률이 SK㈜와 SK텔레콤보다 크게 높아 박 위원장은 4명의 대상자 중 유일하게 3년 모두 차익을 실현이 가능하다.
SK㈜에서 6만7733주의 스톡옵션을 받은 조대식 SK수펙스협의회 의장은 현재 주가를 기준으로 올해 스톡옵션의 1/3을 행사하면 8억622만 원의 차익을 얻는다. 1월 28일 현재 SK㈜ 주가는 기준행사가격보다 15.8% 높다. 현 주가를 기준으로 조대식 의장이 실현할 수 있는 총 차익은 12억360만 원이다. 마지막 해인 2021년에는 기준행사가격이 현 주가보다 1950원 높아 행사가 불가능하다.
장동현 SK㈜ 사장도 조 의장과 같은 조건으로 스톡옵션을 받았다. 다만, 부여받은 스톡옵션 주식수가 조 의장보다 1만1176주 적다. 현 주가를 기준으로 장동현 사장이 올해 실현할 수 있는 차익은 6억7320만 원이며, 스톡옵션을 모두 행사해 얻을 수 있는 차익은 총 10억500만 원이다. 장 사장 역시 마지막 해 기준행사가격이 현재 주가보다 높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현재 주가를 기준으로 올해 스톡옵션을 행사해 얻을 수 있는 차익은 4억5999만 원이다. 현재 SK텔레콤 주가가 계속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박정호 사장이 스톡옵션을 모두 행사해 얻게 되는 차익은 4억8238만 원에 그쳐 4명의 대상자 중 가장 적다. SK텔레콤의 현재 주가는 올해 스톡옵션 기준행사가격보다 8.4% 높다. 3개 기업 중 주가 상승률이 가장 낮다. 특히 마지막 해인 2021년 박 사장의 스톡옵션 행사가격은 현 주가보다 2만310원 높다. SK텔레콤 주가가 7.6% 이상 오르지 않는다면 박 사장이 보유한 스톡옵션의 1/3은 무용지물이 되는 셈이다.
SK그룹은 기업가치 극대화 방안의 하나로 국내 그룹사 중 가장 적극적으로 스톡옵션을 활용하고 있다. 2016년 계열사인 SK디앤디에 스톡옵션을 적용한 뒤 2017년 SK㈜, SK텔레콤, SK하이닉스로 대상을 넓혔다. 이어 지난해에는 SK이노베이션, SK네트웍스, SK디스커버리, SK가스, SK케미칼, SKC, SK머티리얼즈 등 대부분의 주력 계열사로 범위를 확대했다. 지난해 스톡옵션을 시행한 계열사 CEO들은 2020년 행사자격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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