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샘이 올해 상반기에도 부진한 영업실적을 냈다. 한샘은 지난 2017년 2분기부터 건설·부동산 경기 침체 영향으로 실적에 타격을 받고 있는 가운데, 올해 25년차이자 국내 최장수 CEO인 최양하 한샘 회장이 난관을 어떻게 헤쳐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21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한샘의 상반기 별도 기준 실적을 분석한 결과, 이 회사는 상반기 매출 8202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9479억 원 대비 13.5% 감소한 규모다.
2017년 상반기 9764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이후 2년 연속 감소세다. 올해 상반기 매출을 2년 전 동기와 비교하면 16.0%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매출보다 큰 폭으로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상반기 444억 원에서 1년 새 348억 원으로 21.6% 줄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369억 원에서 28.6% 감소한 263억 원에 그쳤다.
매출과 마찬가지로 영업이익, 당기순이익도 2년 연속 감소세다. 2017년 상반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736억 원, 596억 원으로 2년 새 각각 52.7%, 55.9% 줄어 반 토막 난 상태다.
한샘은 상반기에 전국적으로 주택 거래량이 감소하자 이사 수요가 줄었고, 그 여파로 인테리어 수요도 줄어든 것이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부동산 시장의 침체 여파로 인한 실적 부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한샘이 꺼내든 비장의 카드는 ‘리하우스(리모델링) 사업’이다. 가구 단품 판매를 넘어 소비자의 기호에 맞게 꾸며진 공간을 한 번에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최양하 대표는 지난해 말, 한 언론사 인터뷰에서 “가구회사가 아닌 종합 리모델링회사로 사업의 본질을 바꿀 것”이라며 “세금 부담으로 주택 매매가 쉽지 않기 때문에 살던 집을 고치려는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샘의 2분기 잠정 실적 공시에 따르면, 리하우스 패키지 매출을 반영하는 부엌유통 사업부문의 매출은 직전 분기 대비 5.7% 늘었다. 그러나 아직 전체 매출 증가를 견인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부엌유통사업부 매출은 올해 1분기 1561억 원에서 2분기 1650억 원으로 늘었지만, 인테리어사업부 매출이 큰 폭으로 감소했기 때문이다. 인테리어 사업부문은 올해 2분기 1289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직전 분기 1586억 원에서 18.7% 대폭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샘이 하반기 리하우스 패키지를 앞세워 실적 회복에 나선 가운데, 최양하 대표가 선택한 ‘리하우스 사업’이 한샘의 신성장동력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주목된다.
데이터뉴스 인맥연구소 리더스네트워크에 따르면 최양하 회장은 1949년 서울 출생으로, 보성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금속공학과를 졸업했다. 1976년 대우중공업(현 두산인프라코어)에 입사했다가 1979년 한샘 생산과장으로 이직했다. 이후 1983년 한샘 공장장, 1989년 한샘 상무이사, 1994년 한샘 대표이사 전무, 1997년 한샘 대표이사 사장, 2004년 한샘 대표이사 부회장 등을 거쳐 2009년 12월 한샘 대표이사 회장직에 올랐다.
이루비 기자 ruby@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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