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오너가 사촌 엇갈린 주식가치…최태원 6000억↓ 최창원 3400억↑

최태원 회장 형제 주식자산 1년 새 9000억 줄고, 최창원 부회장 형제는 4000억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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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의 주식자산 가치가 크게 엇갈렸다. 최태원 회장의 주식자산 가치가 6000억 원 가까이 줄어든 반면, 최창원 부회장은 3400억 원 가까이 상승했다.


SK그룹 오너일가 사촌들의 주식자산 가치가 올해 크게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별로 주가가 크게 요동치면서 최태원 SK그룹 회장 형제들의 주식자산이 9000억 원 가량 줄어든 반면,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형제들의 주식자산은 4000억 원 가량 늘어났다. 

3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SK그룹 오너일가 사촌 8명이 보유한 주요 주식자산의 가치 변동을 분석한 결과,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의 자녀인 최태원 회장,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등 3명의 주식자산 가치는 2019년 12월 30일 종가 기준 5조1071억 원에서 2020년 11월 23일 종가 기준 4조2060억 원으로 9011억원(17.6%) 감소했다. 

최태원 회장이 3조4037억 원에서 2조8077억 원으로 5960억 원(17.5%) 줄었고, 최 회장의 여동생인 최기원 이사장이 1조2628억 원에서 1조339억 원으로 2289억 원(18.1%) 감소했다. 최 회장의 남동생인 최재원 수석부회장은 4405억 원에서 3643억 원으로 762억 원(17.3%) 하락했다. 

이들의 보유 주식자산이 10개월 여 만에 9000억 원 넘게 감소한 것은 그룹 지주사 SK㈜의 주가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SK㈜의 주가는 지난해 12월 30일 26만2000원에서 올해 11월 23일 21만1450원으로 4만7500원(18.1%) 떨어졌다. 

최태원 회장 형제들은 SK㈜ 주식 27.65%를 보유하고 있다. 최태원 회장이 18.44%, 최기원 이사장이 6.85%, 최재원 수석부회장이 2.36%다. 


SK㈜는 올해 실적이 좋지 못했다. 유가 급락으로 자회사 SK이노베이션이 대규모 영업손실을 낸 여파로 1분기 9227억 원의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했다. 2, 3분기는 영업이익을 냈지만, 1분기의 대규모 적자를 만회하지 못하고 2694억 원의 3분기 누적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또 자회사인 SK바이오판의 상장, 모빌리티, 물류 인프라 등 미래 유망영역에 대한 투자 등이 시장의 평가를 제대로 받지 못하면서 주가가 비교적 약세를 면치 못했다.

반면, 최종건 SK그룹 창업주의 자녀인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형제들은 대체로 주식자산 가치가 크게 상승했다.

최창원 부회장의 주식자산 가치는 지난해 12월 30일 2005억 원에서 올해 11월 23일 5379억 원으로 3374억 원(168.2%) 증가했다. 최 부회장 누나들의 주식자산 가치도 크게 상승했다. 최정원씨가 20억 원에서 119억 원으로, 최지원씨가 49억 원에서 282억 원으로, 최예정씨가 63억 원에서 368억 원으로 늘었다. 이들의 주식자산 가치는 10개월 여 만에 모두 481.9% 상승했다.

최 부회장 형제들의 주식자산 가치 상승은 SK디스커버리와 SK케미칼의 주가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SK디스커버리는 2019년 12월 30일 2만6150원에서 2020년 11월 23일 6만9900원으로 167.3% 상승했다. SK케미칼은 6만4000원에서 44만9000원으로 601.6% 올랐다. 

두 회사 주가가 급상승한 가장 큰 이유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위탁생산(CMO)에 대한 기대감이 꼽힌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SK디스커버리 손자회사이자 SK케미칼 자회사다.

최창원 부회장은 SK디스커버리 보통주 40.18%와 우선주 0.43%, SK케미칼 주식 0.43%를 갖고 있다. 최정원씨는 SK케미칼 주식 0.20%와 SK디스커버리 주식 0.11%를, 최지원씨는 SK케미칼 0.4%와 SK디스커버리 0.27%를, 최예정씨는 SK케미칼 0.61%와 SK디스커버리 0.35%를 보유하고 있다.

다만, 최 부회장의 형인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은 주식자산 가치가 줄었다. 지난해 12월 30일 270억 원에서 올해 11월 23일 222억 원으로 48억 원(17.9%) 감소했다. 최신원 회장이 0.85%의 지분을 보유한 SK네트웍스 주가가 5940원에서 4795원으로 19.3% 하락했고, 0.08%를 보유한 SK㈜ 주가도 18.1% 떨어졌다. 최신원 회장이 보유한 SK디스커버리의 주가가 크게 올랐지만 지분율이 0.02%에 그쳐 손실을 만회하는데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