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상장 초읽기에 들어갔다. 한영석 현대중공업 대표는 기업공개(IPO)를 통해 확보하는 1조 원 가량의 자금을 친환경 기술 개발에 집중 투자해 미래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최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기 위한 증권신고서를 금융위원회에 제출했다. 총 공모주식수는 1800만 주로, 1주당 희망공모가액은 5만2000~6만 원이다. 공모 자금은 최대 1조800억 원 규모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1월 26일 상장 추진을 결정한 뒤 3월 2일 상장주관사 선정, 5월 6일 상장예비심사 신청에 이어 8월 5일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다.
9월 2일과 3일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 예측을 실시해 공모가를 최종 확정하고, 9월 7일과 8일 공모청약을 실시하는 등 다음달 상장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은 조달자금을 친환경 부문에 집중 투자할 생각이다.
한영석 현대중공업 대표는 "조선분야 패러다임이 친환경 중심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조선시장은 새로운 기회를 맞이했다"며 "이번 공모 자금으로 친환경 미래 기술에 선제적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수소·암모니아선박, 전기추진 솔루션, 가스선 화물창 개발 등 무탄소 시대를 대비한 친환경 선박 연구개발에 속도를 내고 인공지능(AI) 기반 스마트선박·자율운항 기술을 고도화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스마트 조선소를 구축하고 해상수소 생산 플랜트 개발 등 친환경 에너지 신사업 투자도 강화할 방침이다.
최근 가시회되고 있는 조선업계 호황 조짐이 현대중공업의 IPO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조선해운 시황분석기업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6월 전 세계 선박 수주는 2402만CGT로, 전년 동기(824만CGT) 대비 191.5% 증가했다. 특히 한국은 전년 동기(135만CGT) 대비 675.6% 증가한 1047만CGT를 수주했다.
현대중공업의 상반기 수주액은 85억5100만 달러로, 연간 목표(88억8800만 달러)의 96.2%를 채운데 이어 8월 초까지 19억 달러의 수주를 추가로 따내며 이미 연간 목표를 넘었다.
올해 상반기 후판가격 상승으로 악화됐던 영업실적도 그간 쌓아온 수주 랠리에 힘입어 하반기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선박 건조가격도 상승하면서 조선업계의 장기간 불황이 마무리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선가는 9개월째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8월 첫째주 신조선가지수는 144.5포인트를 기록, 2011년 9월 이후 10년 만에 140포인트 대를 회복했다. 신조선가지수는 1998년 전 세계 선박 건조가격 평균을 100으로 보고 지수화한 것이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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