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가 2022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또한 화학군 총괄대표도 맡게 된다. 수소·배터리 소재 등 신사업 확대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달 25일 진행된 롯데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 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가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또한 롯데그룹이 BU(비즈니스 유닛) 대신 새롭게 도입하는 헤드쿼터 체제에 따라 6개 사업군(식품·쇼핑·호텔·화학·건설·렌탈) 중 화학군 총괄대표도 맡게 됐다.
김 부회장은 1957년생으로 중앙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1984년 롯데케미칼의 전신인 호남석유화학에 입사했다. 이후 롯데케미칼 LC타이탄 대표,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사장, 롯데그룹 화학BU장 등을 역임했다.
롯데그룹은 올해 임원인사에서 주력사업 총괄대표에 외부인사를 앉히는 등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 이 가운데 김 부회장은 자리를 유지한 가운데 승진까지 이뤄내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신임을 받고 있는 것으로 주목됐다.
이에 업계에서는 김 대표가 부회장으로 승진한 만큼 신사업에 더욱 힘을 실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회사가 글로벌 석유화학회사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과감한 투자 의사결정과 세계 최고 수준의 운영능력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기존 사업가치를 보존하는 동시에 신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일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그룹 화학사 전체로는 친환경 사업에 힘쓰고 있다. 롯데화학BU는 지난 2월 그린 프로미스 2030을 선언했다. 친환경사업의 매출 규모를 전년 대비 약 10배 높은 6조 원 규모로 성장시킨다는 내용을 담았다. 친환경 가운데서도 수소 사업에 특별히 집중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7월 수소 사업 분야에서의 대규모 투자를 계획했다. 2030년까지 4조 원 가량을 수소사업에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수소 관련 매출 3조 원과 10%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실현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롯데케미칼은 말레이시아 내 수력발전으로 그린수소를 생산뒤 암모니아 형태로 국내에 도입하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국내 암모니아 유통은 롯데정밀화학이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정밀화학은 이에 더해 그린 암모니아 사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키로 했다.
배터리 소재 사업에도 뛰어든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3월부터 여수1공장 내 탄소포집활용(CCU) 파일럿 설비를 설치하고 9개월간의 실증 운영을 진행했다. 실증 과정에서 수집, 분석한 데잍터 및 운전 기술을 바탕으로 설계에 나선다. 여수1공장 내 600억 원을 투입해 20만톤 규모의 이산화탄소 포집·액화설비를 건설한다. 2023년 하반기 내 산업생산을 목표로 한다.
또한 화학계열사를 통해 양극박과 음극박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양극박은 롯데알미늄에서, 음극박은 롯데정밀화학에서 각각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재활용 사업에도 진출했다. 롯데케미칼은 재생 폴리에틸렌(PCR·PE) 포장백을 자체 개발해 자사 제품 포장에 활용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이 다양한 방향으로 신사업을 도모하고는 있지만, 경쟁사 대비 신사업 진출이 더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LG화학은 배터리사업을 영위하며 LG에너지솔루션을 출범시켰고, 첨단소재와 신약 등의 사업에도 진출했다. 한화솔루션은 태양광, 유통 등의 계열사를 인수하며 몸집을 불려나가고 있다.
부회장으로 승진한 김 대표가 그룹 화학사들을 진두지휘해 신사업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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