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집단 상장계열사의 6월 말 현재 부채비율이 165.1%를 기록, 1년 새 12.8%p 낮아졌다. 반면, 일부 기업은 부채비율이 크게 늘었다. 특히 효성화학은 8000%p 이상 급증했다.
15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대기업집단 332개 상장계열사의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효성화학이 부채비율과 부채비율 증가율 모두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 회사의 6월 말 현재 부채비율은 8937.7%로, 지난해 같은 기간(773.0%)보다 8164.7%p 상승했다. 부채총계는 지난해 6월 2조8775억 원에서 올해 6월 3조2439억 원으로 늘었다. 반면, 자본총계는 3722억 원에서 363억 원으로 크게 줄었다.
효성화학은 올해 상반기 1485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1023억 원)보다 손실액이 462억 원 늘었다. 지난 6월에는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가 이 회사의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하향 조정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2019년부터 역내 신규 폴리프로필렌(PP) 생산설비 증설이 누적돼 단기적인 관점에서 업황 개선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자체적인 현금창출에 기반한 재무안정성 개선에는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회사는 2018년부터 5년간 1조5000억 원 이상 투자해 베트남에 연 60만 톤의 PP 생산공장을 세웠다. 하지만 막대한 비용이 들어간 베트남 공장이 보수 등으로 정상 가동에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베트남에서 적자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효성화학의 재무구조가 악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 회사는 2018년 ㈜효성에서 인적분할해 설립됐다. 효성티앤씨, 효성첨단소재와 함께 그룹 내 소재 부문 3대 계열사의 하나다. 최대주주는 지분 20.17%를 보유한 지주회사인 ㈜효성이다.
효성화학은 재무구조 악화의 타개책의 하나로 지난달 700억 원, 이 달 300억 원 등 두 차례에 걸쳐 1000억 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을 발행했다.
효성화학에 이어 아시아나항공(2097.5%), CJ CGV(1052.0%), 미래에셋생명보험(1021.7%) 등 3곳이 1000%가 넘는 부채비율을 기록했다.
또 현대차증권(664.8%→872.3%), SGC이테크건설(136.6%→305.2%), 카카오뱅크(612.4%→759.6%), 한화투자증권(566.8%→704.8%), LG디스플레이(161.8%→292.9%) 등 5곳이 1년 새 100%p 이상 부채비율이 상승했다.
이수영 기자 swim@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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