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천 아파트 전기차 화재 등으로 전기차용 배터리의 안정성에 대한 소비자의 걱정이 커지는 가운데, 현대차, 기아 등 완성차 브랜드들이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했다.
20일 데이터뉴스가 자동차리콜센터가 공개한 전기차 16개 사의 배터리 제조사 현황을 분석한 결과, 104종의 배터리 중 국산 71종(68.3%), 중국산 28종(26.9%), 일본산 5종(4.8%)으로 집계됐다.
지난 1일 인천 청라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중국 파라시스(Farasis)의 배터리를 탑재한 벤츠 EQE 세단이 주차 중 화재가 발생해 대형 피해로 이어졌다.
이전에도 화재 등을 이유로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의 불안이 있었지만, 이번 사고를 기점으로 기존 전기차 소유주들도 전기차 시장을 이탈하기 시작했다.
더불어 벤츠 EQE 세단의 배터리 제조사가 중국의 파라시스라는 사실에 중국산 배터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직영 중고차 플랫폼인 케이카 관계자는 “지난 1일 인천 화재 사고 이후 일주일간 현대, 기아, 벤츠, BMW, 테슬라 등 주요 전기차의 ‘내차팔기 홈서비스’ 접수량이 직전 주 대비 184% 늘었다”며 “특히 화재 모델인 벤츠 EQ 시리즈가 전체의 10%를 차지했다. 직전 주에는 해당 매물이 0건이었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최근 전기차 제작사에 국내 보급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 정보 공개를 권고했다. 완성차 브랜드들은 그간 영업비밀로 부쳐온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했다.
주요 전기차 16개 사 104종 중 중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는 28종으로 26.9%를 차지했다. 중국산 배터리 탑재율은 KGM(100%), 벤츠(82.4%), 스텔란티스(60%), 폴스타(50%), 테슬라(25%), BMW(25%), 기아차(16.7%), 현대차(4.8%) 순으로 높았다.
이 중 문제가 된 파라시스 배터리를 탑재한 완성차 업체는 벤츠가 유일했다. 파라시스 배터리는 벤츠 전기차 17종 중 5종에 탑재됐다.
KGM은 전기차 2종 모두 중국의 BYD 배터리를 탑재했다. 스텔란티스는 전기차 5종 중 3종, 폴스타는 2종 중 1종, 테슬라는 8종 중 2종, BMW는 12종 중 3종, 기아차는 12종 중 2종, 현대차는 21종 중 1종에 중국 CATL 배터리를 탑재했다.
배터리 업계는 이번 제조사 공개에도 완성차 업체의 중국산 배터리 채택율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소비자 선호도에 변화가 있을 수 있겠지만, 자동차 산업 특성상 장기적인 공급계약이 수 년 전에 체결됐기 때문이다.
한편, 완성차 브랜드들은 무상점검 등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의 우려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지난 13일부터, 벤츠는 14일부터 전기차 무상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볼보는 19일부터 무상점검을 시작했다. 테슬라, BMW, KGM 등은 이달 중 전기차 무상점검을 시작할 예정이다. 아우디를 포함한 폭스바겐은 연중 상시 무상점검을 진행 중이다.
박혜연 기자 phy@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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