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미래 성장동력인 자동차 부품사업(전장사업)에 공격적인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매출 확대, 적자 축소 등 긍정적인 신호들이 나오면서 LG전자 자동차 부품사업의 턴어라운드 실현 여부와 시점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17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LG전자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LG전자는 최근 자동차 부품사업에 대한 투자를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LG전자 자동차 부품사업을 담당하는 VS(Vehicle component Solutions)사업본부는 2016년 생산설비 확대, 연구개발 등에 3303억 원을 투자한데 이어 2017년 투자액을 5878억 원으로 2500억 원 이상 늘렸다. 특히 2018년에는 투자 규모를 1조7198억 원으로 대폭 키웠다.
지난해 투자비 급증은 오스트리아 자동차용 프리미엄 헤드램프 제조사인 ZKW 인수비용이 큰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분석된다. LG전자는 지난해 8월 1조108억 원을 들여 ZKW 지분 70%를 인수 완료했다. ZKW의 나머지 지분 30%는 LG그룹 지주사 ㈜LG가 인수했다.
LG전자는 올해 자동차 부품사업에 8672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지난해보다 줄어든 금액이지만, ZKW 인수금을 제외하면 오히려 1500억 원 이상 늘어난 규모다.
LG전자는 투자 확대와 함께 자동차부품 생산량을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LG전자의 텔레매틱스, AV, 내비게이션 생산량은 2016년 1023만3000대에서 2017년 1158만 대로 약 135만 대 늘어났다. 특히 지난해에는 1719만8000대를 생산해 1년 만에 생산량이 560만 대 이상 급증했다. 이 같은 추세가 올해로 이어지면서 1분기 생산량이 672만 대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327만5000대)보다 105.2% 증가한 수치다.
LG전자는 텔레매틱스, 디스플레이 오디오, 내비게이션 등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제품 외에도 전기자동차용 구동부품(모터, 인버터, 배터리픽), 자율주행 부품, 자동차 램프 등 다양한 전장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생산 증가와 함께 LG전자 자동차 부품사업의 실적 개선도 가시화되고 있다. VS사업본부의 매출은 2017년 3조3386억 원에서 지난해 4조2876억 원으로 28.4%% 증가했다. 특히 올해 1분기는 1조3470억 원의 매출을 올려 지난해 같은 기간(8400억 원)보다 60.4% 늘어났다.
LG전자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자동차 부품사업 수주잔고가 50조 원에 달해 향후 매출 증가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들은 LG전자의 올해 자동차 부품사업 매출이 6조 원을 돌파하고 내년에는 7조 원대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매출이 증가하면서 VS사업본부의 과제인 수익성도 점차 개선되고 있다. VS사업본부는 올해 1분기 154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170억 원)보다 손실폭을 10.4% 줄였다. 특히 지난해 2분기 –3.7%였던 VS사업본부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3분기 –3.6%, 지난해 4분기 –2.0%에 이어 올해 1분기 –1.1%를 기록해 뚜렷한 개선추세를 보였다.
LG전자는 올 초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원가 경쟁력 강화 등을 통해 2020년 자동차 부품사업 흑자를 달성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증권가는 LG전자 자동차 부품사업 턴어라운드에 대한 예측이 엇갈리고 있지만, 흑자 달성 전망이 좀 더 우세한 상황이다. DB금융투자, 이베스트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는 LG전자 VS사업본부가 2020년 300억~1000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