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주요 품목의 생산라인을 풀가동하며 역대 최고 가동률을 기록하고 있다. 프리미엄 전략에 따라 생산능력을 조절하면서 생산량이 크게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4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LG전자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태양광 패널을 제외한 LG전자 주요 생산품목의 올해 1분기 공장 가동률이 100%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LG전자의 주요 생산품목 대부분이 분기 가동률 100%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전자가 사업보고서에 가동률을 명시한 품목 중 올해 1분기 가장 높은 가동률은 보인 것은 에어컨으로, 136.7%를 기록했다. LG전자 H&A(Home Appliance & Air Solution)사업본부는 1분기에 275만 대의 에어컨을 만들어 생산능력(201만2000대)보다 73만8000대 더 생산했다.
H&A사업본부가 생산하는 냉장고와 세탁기의 1분기 가동률도 100%를 넘었다. 냉장고는 생산능력보다 31만4000대 더 생산해 가동률 114.0%를 기록했다. 세탁기 역시 생산능력보다 18만5000대 초과 생산해 105.6%의 가동률을 보였다. 냉장고와 세탁기는 최근 5년 새 처음으로 1분기 가동률이 100%를 넘어섰다.
영상기기도 올해 1분기에 102.1%의 가동률을 기록, 5년 간 유일하게 100%를 넘겼다. HE(Home Entertainment)사업본부는 1분기에 622만4000대의 영상기기를 생산해 생산능력(609만6000대)을 12만8000대 초과했다.
에어컨, 냉장고, 세탁기, 영상기기 등 H&A와 HE사업본부 생산품목의 가동률이 최근 상승추세인 것은 프리미엄 가전 전략에 따른 생산능력 조절과 관련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점차 중저가 제품 비중을 줄이고 프리미엄 제품 비중을 늘리면서 생산능력을 소폭 줄이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처럼 프리미엄 제품에 집중하면서 매출과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MC(Mobile Communications)사업본부가 생산하는 이동단말 역시 109.2%의 가동률을 기록, 처음으로 100%를 넘었다. LG전자 이동단말 생산라인 가동률은 2016년 1분기 77.1%를 기록한 이후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동단말 가동률 상승은 장기간의 스마트폰 판매 부진에 따른 수익성 하락을 만회하기 위해 사업구조 개선과 생산능력 축소를 추진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LG전자의 이동단말 생산능력은 2015년 1분기 2493만3000대에서 올해 1분기 613만1000대로 크게 떨어졌다. 같은 기간 생산량도 2028만5000대에서 669만4000대로 급감했다.
반면, VS(Vehicle component Solutions)사업본부가 생산하는 텔레매틱스, AV, AVN 등은 최근 수년간 생산능력을 계속 늘리면서도 100%가 넘는 가동률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 텔레매틱스·AV·AVN의 생산라인 가동률은 110.4%로, 최근 5년 사이에 가장 높다. LG전자의 텔레매틱스·AV·AVN 생산능력은 2015년 1분기 151만1000대에서 2019년 1분기 608만5000대로 287.3% 늘었다. 같은 기간 생산량은 160만3000대에서 672만대로 319.2% 증가했다.
BS(Business Solutions)사업본부가 생산하는 태양광 패널은 올해 1분기 80.4%의 가동률을 기록, LG전자 주요 품목 중 유일하게 생산량이 생산능력을 밑돌았다. 전년 같은 기간(98.4%)보다 가동률이 하락한 것도 태양광 패널이 유일하다. 태양광 패널 생산량은 지난해 1분기 482메가와트에서 올해 1분기 385메가와트로 20.1% 감소했다.
태양광 패널 생산 감소는 우선 판매 하락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올해 1분기 미국 세이프가드 등의 영향으로 태양광 관련 제품 판매량이 줄었다고 밝혔다. 미국시장용 태양광 모듈 생산을 미국 현지 생산체제로 전환하는 것도 생산량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는 최근 미국 앨라배마주 헌츠빌에 태양광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제품 생산을 시작했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