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업카드사 2곳 중 1곳이 CEO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업계 1위인 신한카드를 비롯해 KB국민카드, 우리카드, 삼성카드 등 4곳의 CEO 임기가 내달부터 줄줄이 만료된다. 업계에서는 이들CEO가 업계 불황에도 불구하고 비용 절감과 사업 다각화 등을 통해 견조한 실적으로 일궈내, 연임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26일 금융 업계에 따르면 전업카드사 7곳 가운데 신한·KB국민·우리·삼성카드 등 4곳의 CEO 임기가 오는 12월부터 2020년 3월 사이 만료된다. 임영진 신한카드 대표이사와 이동철 국민카드 대표이사, 정원재 우리카드 대표이사의 임기는 내달까지며, 원기찬 삼성카드 대표는 내년 3월까지다.
업계 1위 신한카드의 수장 임영진 대표이사는 1960년생으로 충청남도 출신이다. 수원 수성고를 졸업하고 고려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신한은행으로 입행해 2003년 신한은행 오사카지점 지점장, 2013년 신한은행 WM그룹 부행장, 2016년 신한금융지주 부사장 등을 거쳐 지난 2017년 3월 신한카드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했다.
임 대표는 수수료 인하와 경기 불황으로 장기간 이어진 업황 악화에도 불구하고 견고한 실적을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수수료 인하 등으로 하락했던 신한카드의 당기순이익 규모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임 대표 취임 전인 2016년 3분기 5322억 원이던 신한카드의 순익 규모는 2018년 3분기 순이자손익과 순수수료손익 감소 등으로 3938억 원까지 줄어들었다. 그러나 올해 3분기 순이자손익 규모가 전년 동기(1조1782억 원) 대비 10.5% 증가한 1조3023억 원, 순수수료손익 규모가 1675억 원에서 1746억 원으로 4.3% 증가했다. 또 판매촉진비를 크게 줄여 일반괄리비를 5011억 원에서 4791억 원으로 4.4% 줄이는데 성공했다. 덕분에 신한카드의 순익 규모는 1년 새 4.38% 증가한 4111억 원을 기록했다.
이동철 국민카드 대표이사 사장 역시 오는 12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이 대표는 1961년생으로 제주 출신이다. 제주제일고를 졸업하고 고려대에서 법학을 전공했다. 1990년 국민은행으로 입행했고 2015년 KB생명보험 경영관리 부사장, 2017년 KB금융지주 전략총괄 CSO 부사장 등을 거쳐 지난 2018년 1월 KB국민카드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했다.
국민카드는 이 대표 취임 이후 순익 규모가 개선된 상태다. 실제로 올해 3분기 연결·누적 기준 국민카드의 당기순이익 규모는 2510억 원으로 이동철 대표 취임 전인 2017년 3분기 2338억 원 대비 7.33% 늘었다. 전년 동기(2455억 원)와 비교해도 2.24% 증가한 수치다.
국민카드는 주요 수익원인 순이자 부문과 순수수료 부문에서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올해 3분기 국민카드의 누적 순이자손익 규모는 9153억 원으로 2년 전(8046억 원)보다 13.7%, 1년 전(8662억 원)보다 5.7% 늘었다. 순수수료손익 규모 역시 2년 전(1093억 원) 대비 58.4%, 1년 전(1714억 원) 대비 1% 증가한 1731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KB금융 계열사의 경우 사장단 임기를 통산 2년에 1년 연임하는 식으로 운영해 왔다. 허인 KB국민은행장 역시 이달 1년 연임에 성공했다. 순익 개선을 이뤄낸 이동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이유다.
정원재 우리카드 대표이사의 임기도 12월 만료된다. 정 대표는 1959년생으로 충청남도 천안 출신이다. 천안상업고를 졸업한 정원재 대표는 카드업계 고졸 신화로 불리는 인물이기도 하다. 1977년 한일은행으로 입행해 2013년 우리은행 기업고객본부 집행부행장, 2017년 우리은행 HR그룹장, 영업지원부문 부문장 등을 거쳐 지난 2018년 1월 우리카드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했다.
우리카드는 정 대표 취임 이후 순이익이 매년 증가했다. 정 대표 취임 전인 2017년 3분기(연결·누적 기준) 813억 원이었던 우리카드의 순이익 규모는 2018년 3분기 886억 원, 2019년 3분기 948억 원으로 2년 연속 상승세를 이어왔다. 2년 새 16.59% 늘어난 규모다.
우리카드는 순이자손익 규모를 크게 늘렸다. 2017년 3분기 3415억 원이었던 순이자손익 규모는 이듬해인 2018년 3분기 3771억 원, 올해 3분기 4099억 원으로 2년 사이 20% 급증했다.
특히 정 대표는 우리카드의 히트상품으로 꼽히는 '카드의 정석'시리즈 출시를 진두지휘하며 경영 능력을 입증 받았다. 지난해 4월 카드의 정석은 국내 카드상품 가운데 신규발급 속도가 가장 빠르다. 이미 지난 7월 400만장을 돌파했고 올해 내 500만장 돌파가 확실시 되고 있는 상태다.
원기찬 삼성카드 대표이사는 내년 3월 임기가 끝난다. 원 대표는 1960년생으로 대신고와 성균관대를 졸업했다. 삼성전자로 입사해 2009년 삼성전자 DMC부문 인사팀 팀장, 2011년 삼성전자 경영지원실 인사팀 팀장 부사장 등을 거쳐 지난 2013년 12월 삼성카드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했다.
원 대표는 2017년 연임에 성공하면서 6년간 삼성카드를 이끌고 있는 카드업계 대표적인 장수 CEO다. 실적은 나쁘지 않다는 평가다. 올해 3분기 연결·누적 순이익 규모는 2827억 원으로 원 대표 취임 전인 2013년 3분기 2197억 원 대비 28.64% 늘었다. 전년 동기(2750억 원)과 비교해도 2.81% 증가한 규모다.
다만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와해 관여 의혹과 최근 삼성그룹 계열사 사장단 인사에 '60대 퇴진론'이 불고 있는 점 등은 변수다. 원 대표는 지난 2013년 삼성전자 경영지원실 인사팀장 역임 당시 삼성전자서비스에 노조가 설립되자 노조 와해 작업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 5일 원 대표 및 관계자들에게 실형을 구형했다. 재판 결과가 오는 12월17일 나오는 만큼 연임 여부에 주요 변수로 작용될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 5월 18년간 유지해왔던 코스트고 독점 계약을 현대카드에 빼앗기면서 경영 능력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박시연 기자 si-yeon@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