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에 1970년대생 최고경영자(CEO) 들의 약진이 이어지고 있다. 대주주 변경으로 홀로서기를 시작한 롯데손해보험의 최원진 대표이사(1973년생)를 비롯해 정영호 캐롯손해보험 대표이사(1972년생), 이재원 푸본현대생명 대표이사(1972년생) 등 3명이 모두 40대다.
이들 1970년대 생 CEO의 등장에 따라 다소 보수적으로 평가받는 보험 업계에 새로운 바람이 불어올수 있을지 주목된다.
12일 데이터뉴스가 지난해 연말과 올 초 보험업계 고위 임원인사를 분석한 결과, 1954년생인 차남규 한화생명 대표이사 부회장(66세)이 지난해 12월 자리에서 물러났다. 2011년 한화생명 대표이사에 취임한 지 8년 만이다. 1960년생(60세)인 오병관 전 농협손보 대표이사와 현성철 삼성생명 대표이사 역시 연임에 실패하거나 자리에서 물러난다.
60대들의 퇴진이 이어진 가운데 1970년대(40대)생들의 약진이 이어지고 있다. 보험금 지급심사 영역에 인공지능(AI)이 도입하는 등 디지털화 역량 강화가 강조됨에 따라 젊은 CEO들이 속속 등용되고 있는 모습이다.
최원진 롯데손해보험 대표이사는 1973년생으로 올해 47세다. 업계 최연소 CEO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미시간대에서 법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제43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 생활을 시작했으며, 2002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 사무관, 2010년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 서기관, 2012년 국제통화기금 자문관 등을 역임했다. 2015년 JKL파트너스로 자리를 옮겼고 2019년 10월 롯데손해보험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최 대표는 JKL파트너스가 롯데손보를 인수할 당시 진두지휘 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다.
최 대표는 롯데손보의 지급여력(RBC)비율 개선하고 수익성을 개선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롯데손보는 최 대표 취임 직후인 지난해 10월21일 빅튜라와 호텔롯데를 대상으로 제3자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375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로 2019년 3분기 기준 141.38%였던 롯데손보의 RBC비율은194%까지 높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정영호 캐롯손해보험 대표이사는 1972년생, 48세로 최 대표와는 서울대 경제학과 선후배 사이다. 액센추어 컨설턴트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으며, 2012년 한화에 입사해 한화손보 전략혁신담당 상무보, 한화 커뮤니케이션 실장 상무보, 한화손보 디지털사업추진단장 등을 역임했다. 2019년 5월 캐롯손보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캐롯손보는 지난달 14일 '스마트ON 펫산책보험'과 '스마트ON 해외여행보험'을 출시하고 본격적인 영업 활동을 시작했다. 캐롯손보는 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 기술기반 보험 등을 토대로 디지털 손보사로서의 입지를 다질 것으로 보인다.
이재원 푸본현대생명 대표이사 역시 1972년생으로 올해 48세다. 캘리포니아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1994년 액센츄어 컨설턴트 1998년 맥킨지 컨설턴트, 2000년 소프트뱅크 엔플랫폼, 2004년 KB은행 전략기획팀 선임차장, 2009년 삼성화재 글로벌비즈니스본부 본부장 등을 거쳐 2017년 현대라이프생명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최대주주가 대만 푸본금융지주의 계열사인 푸본생명으로 변경된 이후에도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푸본현대생명은 사명 변경 이후 업황 악화 등으로 영업이익 감소 및 RBC비율 하락 등의 과제에 직면한 상태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푸본현대생명의 영업이익은 2018년 3분기 464억 원에서 2019년 3분기 251억 원으로 45.9% 감소했다. RBC비율 역시 2018년 3분기 258.67%에서 250.72%로 소폭 하락했다. 업계에서는 이 대표가 자본적정성 지표인 RBC비율을 개선시키고 실적을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박시연 기자 si-yeon@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