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화재의 순익 규모가 김용범 대표이사 부회장 취임 이후 162.4% 증가했다. 지난해 업황 악화에도 불구하고 3012억 원 규모의 순이익을 올림으로써, 위기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27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메리츠화재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2019년 연결(잠정) 기준 매출 규모는 8조469억 원, 영업이익 3527억 원, 당기순이익 3012억 원으로 집계됐다. 직전년도(매출 7조931억 원, 영업이익 3127억 원, 당기순이익 2347억 원)와 비교하면 매출은 13.4%,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2.8%, 28.3%씩 증가했다.
메리츠화재의 실적 증가는 김용범 대표이사 부회장 취임 전과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진다.
김 부회장은 1963년생으로 서울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1989년 대한생명으로 입사했다. 이후 1999년 삼성화재 증권부 부장, 2000년 삼성투신운용 운용기획실 실장, 2005년 삼성증권 캐피탈마켓사업본부 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2011년 메리츠종금증권 최고재무관리자(CFO) 전무로 자리를 옮겼고, 그해 메리츠종금증권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2012년 메리츠종금증권 대표이사로 선임됐고, 3년 만인 2015년에 메리츠화재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했다. 2017년 12월에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메리츠화재의 실적을 연도별로 살펴보면, 매출 규모는 김 부회장 취임 이후 5년 만에 54.4% 증가했다.
실제로 김 부회장 취임 전인 2014년 메리츠화재의 매출 규모는 5조2101억 원이었다. 이후 2015년 5조6669억 원, 2016년 6조8억 원, 2017년 6조4156억 원, 2018년 7조931억 원, 2019년 8조469억 원으로 54.4% 증가했다. 이 기간 연평균 증가율은 9.1%다.
영업이익 규모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2014년 1566억 원이었던 메리츠화재의 영업이익 규모는 김 부회장 취임 첫해인 2015년 2247억 원으로 1년 만에 43.5% 늘었다. 지난해에는 3527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는데, 이는 2014년 대비 125.2% 증가한 규모다.
당기순이익 규모는 더 가파르게 증가했다. 2014년 1148억 원이었던 순익은 2019년 3012억 원으로 5년 사이 162.4% 늘었다. 이 기간 연평균 증가율은 21.3%에 달한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비율을 단순 계산한 영업이익률과 당기순이익률도 상승했다. 2014년 3%였던 영업이익률은 2019년 4.4%로 1.4%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률은 2.2%에서 3.7%로 1.5%포인트 상승했다.
업황 악화에도 불구하고 메리츠화재의 실적이 증가함에 따라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실제로 주요 손해보험사들은 실적이 악화되거나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순익을 올렸다. 자동차보험과 실손보험 손해율이 악화되면서 실적이 나빠졌다.
업계에서는 자동차보험 비중을 축소하고, 수익성이 좋은 장기보험에 주력했던 김 부회장의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박시연 기자 si-yeon@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