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손실 더 늘어난 삼성중공업, 정진택 대표 반등할까

최근 6년 누적 영업손실 4조 원 달해…유가 상승, 수주 랠리 등 실적 호조 기대


삼성중공업이 연간 기준으로 6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이 기간 누적 손실은 4조 원에 달한다. 올해 초부터 이어진 수주 랠리와 유가 상승에 힘입어 올해는 적자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 회사는 올해 정진택 대표를 새로운 수장으로 맞았다.

8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삼성중공업의 잠정 실적(연결 기준)을 분석한 결과, 이 기업은 2020년 연간 기준으로 7664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적자 늪에 빠지기 시작한 지난 2015년(-1조5019억 원) 이후 가장 큰 폭의 적자다. 직전년도(-6166억 원) 대비 24.3% 늘었다.

매출 감소로 인해 고정비가 증가됐다. 조선업은 업계 특성상 인건비, 판관비, 감가상각비 등의 고정비 비중이 타 산업 대비 높다. 일감이 줄어들고 이로 인해 매출이 감소하면 고정비 부담이 높아지는 구조를 갖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6조8603억 원으로 집계됐다. 2019년(7조3497억 원)과 비교하면 6.7% 줄었다. 

드릴십 관련 재고자산 평가손실이 확대된 것도 적자 폭 증가에 영향을 끼쳤다. 삼성중공업은 발주처가 인도받기를 거부한 드릴십 5기를 재고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다. 미국 퍼시픽드릴링(PDC), 노르웨이 시드릴(Seadrill), 그리스 오션리그(현 트랜스오션)으로부터 수주한 드릴십이다. 

기업은 매해 재고자산 등 자산 가치를 재평가하는데, 당해연도 재고자산의 가치가 이전연도 장부가액과 비교해 낮을 경우 재고자산 평가손실 항목에 이를 반영한다. 삼성중공업의 IR자료에 따르면 재고자산 드릴십 5척의 장부가치는 2020년 말 기준 12억8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저유가 기조로 인해 2019년(15억9000만 달러) 대비 19.5%(3억1000만 달러) 감소했다. 단순계산하면 삼성중공업의 지난해 연간 영업손실 가운데 60%가 재고자산 평가손실에서 발생했다.


이 가운데 삼성중공업은 정진택 대표를 새로운 수장으로 맞았다. 정 대표는 1961년생으로 부산대에서 조선공학을 전공했다. 1984년 삼성중공업에 입사한 이래 2010년 영업팀장, 2014년 리스크관리팀장, 2017년 기술개발본부장, 2020년 조선소장 등 조선소의 모든 업무를 두루 경험한 삼성중공업맨으로 알려져있다.

정 대표의 최우선 과제로는 흑자 전환이 꼽힌다. 삼성중공업은 최근 6년간 영업적자를 이어오고 있는데, 누적 영업손실은 3조9656억 원이다. 총 업계에서는 삼성중공업이 흑자 전환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드릴십 관련 손실을 털어내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드릴십은 통상 국제유가가 배럴당 60달러 이상을 유지해야 이익이 난다고 보는데, 국제 유가가 지난해 4월 저점을 기록한 후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 유가 상승세를 전제로 드릴십의 매각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올해 들어 신규수주가 이어지고 있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들어 총 17억 달러(2월26일 누적 기준)의 신규수주를 따냈다. 선종별로 LNG운반선 1척, 컨테이너선 9척, 원유운반선 4척 등이다. 이는 연간 수주 목표 78억 달러의 21.8%에 달한다.

정 대표가 신년사에서 강조한 '저비용 고효율 조선소'를 이뤄내며 흑자 기조를 그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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