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로 노인 인구가 늘어가면서 치매 환자의 숫자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행정안전부에 의하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771만8616명, 그 중 치매환자의 숫자는 79만4280명으로 조사됐다.
대한민국 고령 노인 10명 중 1명은 치매를 앓고 있는 셈이다. ‘2020년 노인학대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치매는 노인학대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학대 노인 5명 중 1명은 치매 환자(23.3%)로 나타났다.
특히 나이가 들어가면서 자연적으로 생기는 ‘노인성난청’은 치매로 연결되는 질환이다. 노인성난청으로 인해 귀가 어두워져 의사소통이 힘들어지면 자신감이 떨어지고 사람을 만나는 횟수가 줄어든다.
혼자 있는 시간이 길어지게 되면 사회활동 또한 위축되고 우울증에 빠지거나 심하면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지는 등 정신건강까지 해치게 된다. 실제로 미국 존스홉킨스 국립노화연구소의 연구 결과, 평균 10dB을 못 들을 때마다 치매 발병률이 20%씩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또한 난청인의 경우 일반인과 비교해 치매 발벙 확률이 5배가량 높았다.
최근 코로나19로 가족과 모이지 않고 전화로 안부인사를 전하는 사례가 많다. 전화나 영상통화로 부모님의 건강상태를 확인해야 할 필요가 제기된다. 특히 전화로 부모님과 통화하면서 불편한 점은 없는지 평소와 달라진 점 등을 살펴봐야 한다. 대화를 잘 알아듣지 못하고 같은 말을 반복해서 물어보거나 목소리가 커지는 경우 난청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노인성 난청은 청각 세포가 노화되면서 청력이 손실돼 잘 듣지 못하는 증상을 말한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노인성 난청이 있으면 ㅅ, ㅈ, ㅊ, ㅌ, ㅎ 같은 고주파 발음이 들어간 단어에서부터 점차 저주파 영역의 소리까지 듣기 힘들어진다. 말소리는 들려도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시끄럽거나 넓은 공간에서 여러가지 소리 자극이 발생하면 말소리 구분 능력이 감소한다.
노인성 난청은 갑자기 발생하기보다 양쪽 귀가 서서히 안 들리게 되기 때문에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며, 소리를 잘 듣지 못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방치하게 되면 말소리 분별력이 더 떨어져 다른 사람과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못하게 되며, 적절한 소리자극을 받지 못해 뇌기능의 저하로 이어져 치매의 위험률을 높인다. 난청이 시작된 경우 보청기 등의 도움으로 청력을 보완해 뇌에 지속적인 청각적 자극을 줄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한다.
최근 난청이 있는 인지기능 저하 노인의 경우 보청기가 치매 발생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며 보청기 착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데일리 메일 인터넷판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영국 북아일랜드 얼스터 대학의 마그다 부콜크 자료분석학 교수 연구팀이 전국 알츠하이머병 조정센터의 난청 환자 2114명(50세 이상)에 관한 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난청이 있는 인지기능 저하 노인의 경우 보청기가 치매 발생을 억제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난청으로 보청기를 착용한 노인은 경도인지장애에서 치매로 이행될 위험이 낮고 치매로 이행되더라도 그 기간이 지연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보청기를 사용한 난청 노인은 경도인지장애 진단을 받은 후 5년 안에 치매가 발생할 위험이 19%로 보청기를 사용하지 않은 노인(33%)보다 낮았다. 또 보청기를 사용한 난청 노인은 경도인지장애에서 치매로 이행되는 기간이 평균 2년 느린 것으로 나타났다.
보청기는 복잡하고 민감한 청각기관을 도와 주변의 다양한 소리를 듣고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는 의료 보조장치다. 보청기 착용은 경도에서 중증도 난청을 갖고 있는 노인성난청 환자에게 가장 간단하지만 효과적인 청각 재활방법으로 꼽힌다.
과거에는 보청기가 노인이라는 느낌을 줘 착용을 꺼리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전자기술의 발달로 크기도 작아지고 다양한 기능을 구현한다. 스위스 포낙보청기에서 출시한 ‘오데오 P(파라다이스)’는 어음향상, 노이즈 캔슬링, 모션센서 등을 적용해 다양한 환경에서 보청기 시스템이 자동 조절돼 어떤 상황에서도 선명한 청취가 가능하다.
또 업계 최초로 모든 전자기기와 블루투스로 다이렉트 연결가능, 업계 유일하게 최대 8대의 전자기기와 페어링, 또 2대 동시 연결해 보청기로 다양한 음원을 자유자재로 청취하며 블루투스 이어폰처럼 사용할 수 있다. 보청기 본체나 귓바퀴 터치로 전화 수신·거절, 음악 재생·일시정지 및 음성비서(시리, 빅스비 등) 제어도 할 수 있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