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가 올해 상반기 2000억 원대 영업이익을 올리면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각국의 친환경에너지 바람으로 실적 부진 속에서도 사업을 이어온 폴리실리콘 가격이 급등하면서 그동안의 뚝심이 어느 정도 보상받게 된 셈이다.
16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OCI의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매출은 1조3411억 원으로, 전년 동기(9702억 원) 대비 38.2% 증가했다. 영업이익(2134억 원)과 순이익(1850억 원)은 흑자로 돌아섰다. 상반기 영업이익률(15.9%)과 순이익률(13.8%) 모두 두 자릿 수를 기록했다.
OCI 매출의 40% 가량을 담당하는 베이직케미컬부문이 성장을 이끌었다. 폴리실리콘 판매량이 견조한 수준을 이어온 가운데 판매가격이 크게 상승하면서 영업이익이 급증했다.
태양광 시장 분석기업 PV인사이트에 따르면, 폴리실리콘 가격은 지난해 1kg당 4달러 수준에 그쳤다. 올해 6월에는 1kg당 29.41달러까지 치솟았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이 '탄소중립'을 화두로 내걸면서 친환경에너지 열풍이 분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OCI는 폴리실리콘 공장인 말레이시아 공장의 디보틀네킹(증설 없이 설비 개선을 통해 생산능력을 증가시키는 작업)에 나서는 등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폴리실리콘 시황에 즉시 대응하는 전략을 펼쳤다.
석유화학 및 카본 소재 역시 호조를 보였다. 벤젠, TDI 등 주요 제품의 판매가가 상승한 데 영향을 받았다.
이 가운데 OCI는 기존의 철강부산물을 활용한 피치 생산에서 석유계 고연화점 피치 생산으로 사업 영역 넓히기에 나선다. 수익 기반 확대를 위한 포석이다.
OCI는 포스코케미칼과 함께 745억 원을 투자해 합작사 피앤오케미칼(P&O Chemical)을 설립하고 이차전지 핵심소재인 음극재 코팅용 피치 1만5000톤을 생산한다. 피앤오케미칼은 포스코케미칼과 OCI가 지난해 51 대 49의 지분비율로 설립했다.
이번에 생산하는 피치는 녹는점이 높은 고연화점 피치로, 석유를 증류해 얻어진 잔유물을 열처리해 제조한 탄소소재다. 고연화점 피치는 주로 이차전지의 충전·방전 효율 향상과 배터리 수명 증가를 위해 음극재 표면을 코팅하는데 사용된다.
피앤오케미칼은 2022년 5만 톤 규모의 반도체 세정용 고순도 과산화수소를 생산하고, 2024년에는 음극재 코팅용 피치를 생산해 고부가가치 첨단 화학소재 분야로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