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 대표 체제 LG디스플레이, 재무불안 개선하니 미래가 보인다

LG디스플레이가 정호영 대표 체제서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장기간 악화됐던 부채비율이 지난해 말부터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이같은 재무구조 개선은 미래를 위한 투자를 강화할 수 있는 토대라는 점에서 LG디스플레이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1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LG디스플레이의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올해 6월 말 부채비율은 164.0%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175.4%)에 비해 11.4%p 개선된 수치다.

LG디스플레이는 중국 후발주자들이 LCD 패널 공급량을 급격하게 늘린 탓에 실적이 크게 부진했다. 장기간에 걸친 글로벌 LCD 가격 하락은 회사의 주요 수익기반인 LCD 부문의 수익 창출력이 약화로 이어졌다. 

이로 인해 주력 분야를 OLED로 전환하는데 필요한 캐시카우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2019년부터 2020년 상반기까지 대규모 적자가 이어지며 재무건전성이 악화됐다. LG디스플레이의 부채비율은 2017년 94.6%에서 2018년 122.9%, 2019년 184.9%로 꾸준히 상승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LG디스플레이는 그룹 '전략재무통'으로 평가받는 정호영 사장을 수장에 앉히며 본격적인 체질 개선에 나섰다. 정 대표는 지난해 'CES 2020' 기자간담회에서 ▲대형 OLED 대세화 ▲P-OLED 사업 턴어라운드 ▲LCD 구조 혁신 가속화 등 3대 중점 추진과제를 발표했다.

LG디스플레이는 이후 수익성이 높은 OLED와 IT용 LCD 제품에 집중한 가운데 지난해 하반기부터 코로나19에 따른 재택문화 확산 등으로 TV, 노트북 등 전방 세트사업의 호조로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LG디스플레이는 광저우 OLED 신공장 가동과 애플 아이폰용 P-OLED 공급 확대에 더해 LCD 가격 성장세가 지속되면서 1년 6개월 만에 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1조2241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LG디스플레이는 이 같은 실적 상승과 재무건전성 개선을 발판으로 공격적인 투자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최근 대규모 OLED 생산설비 증설 계획을 발표했다. 우선 베트남 하이퐁시에 위치한 OLED 모듈 증설에 14억 달러(약 1조6000억 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이번 투자를 통해 하이퐁 공장의 OLED 모듈 월 생산량을 현재 900만~1000만 대에서 1300만~1400만대로 늘릴 계획이다.

8월 13일에는 이사회를 열어 2024년 3월까지 약 3년 간 경기도 파주 사업장 내 6세대(1500mm×1850mm) 중소형 OLED 생산설비 구축에 3조3000억 원을 투자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2024년부터 신규 생산설비를 가동해 파주 사업장의 중소형 OLED 월 생산량을 현재의 3만 장에서 6만 장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