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그룹 상장계열사 8곳 중 절반이 넘는 5곳이 지난해 당기순손실을 냈다. 이 중 4곳은 2년 연속 적자다.
28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현대중공업그룹 8개 상장계열사의 잠정실적을 분석한 결과, 5개 계열사가 당기순이익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조선해양,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 3곳은 적자가 확대됐고, 현대에너지솔루션은 적자전환했다.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은 손실폭을 줄였지만 적자에서 벗어나는데 실패했다.
한국조선해양은 당기순손실이 2020년 8352억 원에서 2021년 1조1412억 원으로 확대됐다. 영업이익도 2020년에는 744억 원으로 흑자였으나 2021년 1조3848억 원의 손실을 내 적자로 돌아섰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친환경 선박 발주가 늘어나는 등 시황 회복에 따른 조선부문 건조물량 증가 효과로 매출이 늘었다. 그러나 강재가격 급등에 따른 공사손실충당금 설정과 통상임금 소송 판결에 따른 비용 증가 등으로 손실을 냈다.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도 영업이익(325억 원→-8003억 원, 367억 원→-2173억 원)이 적자전환했고, 당기순이익(-4313억 원→-8142억 원, -123억 원→-1601억 원)도 적자폭이 확대됐다.
현대에너지솔루션은 82억 원의 순이익을 올린 2020년과 달리 지난해 67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은 지난해 337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1년 전(402억 원)보다 손실이 소폭 줄었지만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반면, 현대중공업지주 등 3곳의 수익성은 1년 새 상승했다.
현대중공업지주는 비상장계열사인 현대오일뱅크의 호실적 덕분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2020년 영업손실 5971억 원, 순손실 7897억 원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영업이익 1조854억 원, 순이익 1860억 원을 달성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유가 상승으로 인한 재고 효과 확대와 석유제품 수요 회복에 따른 제품 크랙 상승으로 현대중공업지주 실적에 보탬이 됐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와 현대건설기계는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전년 대비 증가했다.
한편,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해 10월 조기 임원 인사를 진행했다. 정기선 사장이 현대중공업지주와 한국조선해양의 대표에 올라 오너 3세 경영에 나선다. 정 신임 대표가 지난해 적자가 확대된 한국조선해양의 실적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마찬가지로 적자가 늘어난 현대중공업의 새얼굴 이상균 신임 대표를 비롯해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신현대 현대미포조선 대표, 3월 주주총회에 사내이사 재선임안이 상정된 조석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 대표가 올해 흑자 전환에 성공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김재은 기자 wood@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