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2021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최하 등급을 받았다. 더구나 최근 부채비율이 나빠져 향후 평가도 부담이 될 전망이다.
5일 데이터뉴스가 기획재정부의 2021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결과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한국철도공사는 최하등급인 E등급을 받았다. 36개 공기업 중 유일한 E등급이다.
한국철도공사는 2019년 D등급(미흡)에서 2020년 C등급(보통)으로 한 단계 상승했지만, 지난해 E등급(아주 미흡)으로 두 단계 추락했다.
지난해 7월 일어난 무궁화호 열차 탈선 사고 등 끊이지 않는 철도 사고로 재난 및 안전관리에서 최하 등급을 받았고, 철도 운영 성과도 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실적 평가가 E등급이거나 2년 연속 미흡인 기관의 경우 기관장 해임이 건의되지만, 나희승 한국철도공사 사장은 재직기간이 짧아 해임을 피했다. 2021년 말 기준 재임기간이 6개월 미만인 경우 해임대상에서 제외된다. 나 사장은 지난해 11월 취임했다.
하지만 취임 직후 E등급을 받은 만큼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올해 초 부산행 KTX 탈선사고가 발생한 점도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윤석열 정부가 경영평가를 개편하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사회적가치 지표의 배점 비중은 낮추고 현재 5점인 재무성과 배점 비중을 높여 수익성 제고 및 재무 건전성 개선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철도공사는 지난달 30일 과도한 부채비율 등을 이유로 재무위험기관에 선정됐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한국철도공사의 부채비율은 2019년 257.9%에서 2020년 247.8%로 개선됐다. 하지만 2021년 287.3%로 전년 대비 39.5%p 상승했다. 최근 5년 중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한국철도공사는 공항철도 매각과 호남고속철도 개통으로 손익이 개선되며, 한때 400%대까지 치솟았던 부채비율을 크게 낮췄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철도 운송 사업의 적자 확대로 재무건전성이 다시 악화됐다. 한국철도공사는 지난해 8881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한국철도공사는 기관 혁신과 재무건전성 확보를 위해 ‘경영합리화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해 고강도 개혁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자산개발과 매각 및 자금 운용 등 재무관리 강화 등을 추진한다.
다만 올해도 철도요금이 동결될 것으로 알려지며, 인력 감축, 보수 축소 등 효과가 크지 않은 자구책 외에 재무상황을 개선할 뚜렷한 방안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