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임원 중 외부에서 영입된 임원 비중이 8.3%를 기록했다. 임원 24명 중 2명만 외부 출신이다. 주요 제약바이오업체들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외부 전문가를 적극 영입, 외부출신 임원 비중이 많게는 70%를 넘는 것과 대비된다.
유한양행의 이같은 보수적 인사관리가 회사의 성장정체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유한양행의 연구개발투자는 급격히 줄고, 매출외형도 쪼그라들었다. 지난 1분기 매출 규모는 전년 2위에서 5위로 떨어졌다. 반면, 직원평균급여는 전통제약사 중에선 가장 높다.
7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유한양행의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3월 말 상근임원(감사·사외이사 제외)은 총 24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2명(8.3%)이 외부 출신으로 조사됐다. 사업보고서 주요 경력란에 타사 이력이 기재된 인사를 외부출신으로 집계했다.
임효영 전무와 이세영 상무가 외부 출신 임원이다. 유한양행에서는 임상의학부문장과 의학실장을 맡고 있다. 임 전무는 한국얀센 상무로 근무했으며, 2018년 유한양행에 입사했다. 이 상무는 한국릴리 전무로 일하다 2021년부터 유한양행에서 근무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타 제약사 대비 자사 출신 임원을 선호하는 추세다. 특히 대표이사는 입사 후 20년 이상 근무한 임원을 대상으로 선임해 오고 있다.
현재 수장을 맡고 있는 조욱제 대표도 1987년 유한양행에 입사한 후 병원지점장(2006년), ETC영업1부장(2009년), 마케팅담당 상무(2012년), 약품사업본부 전무(2014년), 약품사업본부장(2015년), 경영관리본부장(2019년)을 지냈다. 2021년 3월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타 기업들이 외부 임원을 영입을 늘리고 있는 가운데, 유한양행은 순혈주의를 고집하면서 대외 경쟁력이 약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매년 제약바이오업계 순위가 급변동할만큼, 시장변화가 빠르게 일어나는 상황에서 다양한 경력을 가진 외부수혈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1분기 매출은 4109억 원으로, 제약바이오업계 상장사 중 5위를 기록했다. 2021년 연간 순위인 2위 대비 3계단이나 하락했다.
최근 들어 연구개발도 부진하다. 지난해 연구개발비는 1783억 원으로 집계되며, 2020년(2195억 원) 대비 18.8% 감소했다. 올해 1분기에도 377억 원을 투자하는 데 그치며, 5개 기업 중 유일하게 전년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직원 평균 보수는 타 제약사 대비 높다. 지난해 직원 평균 보수는 8900만 원으로, 씨젠(1억2360만 원)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전통 제약사 중 유일한 8000만 원대다. 종근당과 녹십자는 7200만 원, 7100만 원씩으로 집계됐다.
한편, 제약바이오업계 신흥강자로 부상한 씨젠은 임원 중 70% 이상이 외부 출신이다. 올해 3월 말 총 51명의 임원 중 37명(72.5%)이 해당됐다. 출신 이력을 보면, 대림산업과 삼성전자, 한화테크윈 등 국내 기업 출신이 주를 이뤘다. 또, 길리어드 사이언스(Gilead Sciences), Norgen바이오텍 등 외국계 제약기업 출신도 있다.
녹십자가 23명 중 15명(65.2%)이 외부 출신으로 그 뒤를 이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은 38.7%(31명 중 12명), 22.7%(44명 중 10명)를 외부출신으로 채웠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그룹 계열사인만큼 삼성전자 출신이 주를 이뤘다. 총 10명 중 5명이 삼성전자 출신으로 조사되며, 절반을 차지했다. 김동중 부사장과 김기중 상무, 박용 상무. 임희균 상무, 허도영 상무 등이 있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