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한 DGB생명보험 대표가 연임 이후 실망스러운 첫 분기 성적표를 냈다. 김 대표 연임에 결정적 역할을 했던 RBC 비율 또한 전년 동기 대비 급감했다.
18일 데이터뉴스가 DGB금융그룹 IR자료를 분석한 결과, 3분기 당기순이익이 작년 471억 원에서 69억 원으로 85.4% 급감했다. 영업이익은 551억 흑자에서 -41억 원 적자로 돌아섰다.
회계 정책 변경에 영향을 받았다. 금융감독원의 권고에 따라 과거 재무제표(2018~2021년 3분기말)에 보증준비금 적립 회계정책 변경(보증준비금의 LAT 할인율 적용)을 소급해 재작성했고, 이번 실적에도 소급 변경분이 반영됐다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지급여력비율인 RBC는 204.1%에서 113.1%로 91.0% 포인트 폭락했다.
RBC 비율은 요구자본(부채) 대비 가용자본(자산) 비율로,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측정하는 지표로 쓰인다. 이 비율은 보험 계약자가 일시에 보험금을 요청했을 때 보험사가 보험금을 제때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을 수치화한 것이다.
즉, RBC 비율이 200%면 지급해야 할 보험금의 2배까지 여력이 있다는 의미를 뜻한다. 반대로 이 비율이 100% 아래로 떨어지면 보험금을 일시에 지급할 수 없다. 금융당국은 보험사에 150% 이상을 권고하고, 보험업법 기준에 따라 보험사는 RBC비율을 100% 유지해야 한다.
이 회사는 금융당국의 권고 기준에는 못 미치고, 보험업법 기준에선 소폭 충족한다.
김 대표는 1분기 RBC비율이 84.5%로 하락하자, 유상증자를 실시해 자금을 수혈했고 2분기에 165.8%까지 끌어올렸다. 이같은 위기관리 능력을 인정받아 연임에 성공했다는 게 업계 평가다.
그러나 연임 후 첫 성적표였던 3분기에 RBC비율이 다시 100% 가까이까지 내려갔다. 이에 대해 DGB생명보험 관계자는 "2020년 시행한 자산재분류 영향에 단기간 금리 급등이 더해져 RBC비율이 낮아졌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2020년 만기보유증권 전액을 매도가능증권으로 재분류조정 했다. 재분류 이후 3년간은 추가 재분류가 불가능하다는 규정으로 인해 채권금리 상승의 역풍을 그대로 맞았다.
한편, 보험업계는 자본확충 필요성을 인지하면서도 RBC비율 하락에 대해 크게 우려하지 않는 분위기다. 내년부터는 신지급여력비율제도(K-ICS, 킥스)가 도입되는데 그렇게 되면 금리가 오를수록 건정성지표도 오를 가능성이 커 회계상 건전성 이슈가 사라질 것이란 게 업계 전망이다.
김 대표는 1961년생으로 영남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교보생명보험 정책지원담당(2019) 등을 지나 2020년 8월 DGB생명보험 대표이사에 취임됐고, 올해 8월 연임에 성공해 내년 8월까지 이 회사를 이끈다.
이수영 기자 swim@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