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이후 하나생명의 재무건전성을 단번에 개선시킨 이승열 대표가 하나은행 행장 후보로 추천됐다. 외환은행 출신으로 통합하나은행장 후보가 된 것은 이 대표가 처음이다.
이번 후보 추천은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강조해온 ‘화학적 통합’ 의지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재무통' 이 행장 후보자의 과제는 금융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영업력을 강화하고 재무건전성을 더욱 높이는 것이다.
30일 데이터뉴스가 하나금융그룹 IR자료를 분석한 결과, 하나생명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이 지난해 228억 원에서 올해 147억 원으로 35.5% 하락했다. 다만, 지난해 1분기 여의도 사옥 매각이익 110억 원을 제외하면, 사실상 전년 동기(118억 원) 대비 24.6% 증가했다.
이 후보자는 지난 3월 하나생명 대표로 취임했다. 내년 신제도 도입(IFRS17, 신지급여력제도)을 앞두고 내실을 다져야 했다. 하나금융지주로서는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 전문가가 필요했던 셈이다. 특히 하나금융지주는 자회사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자본 확충 목적으로 지난해 12월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하나생명에 1000억3500만 원을 출자했다. 그만큼 올해는 호실적을 기록해야 하는 중요한 시점이었다.
이 후보자는 하나생명 대표를 맡아 '(무)e우리아이보장보험’과 ‘(무)손안에 골라담는 건강보험’을 하나은행 모바일 앱 하나원큐에서 판매하는 등 방카슈랑스 영업범위를 오프라인에서 온라인까지 확장했다. 또 지난 10월부터는 '하나로 연결된 변액연금보험'을 법인보험대리점(GA)인 에이플러스에셋을 통해 판매했다. 손안에 골라담는 암보험은 출시 4개월 만에 판매고 1만 건을 기록했고, 하나로 연결된 변액연금보험은 지난달 초 2억 원을 돌파하는 등 실적도 좋았다.
짧은 기간에 수익구조와 재무건전성을 개선하는데 성공했다. 하나생명 대표 취임 9개월만에 이 대표는 하나은행장 후보로 직행했다.
이번 이 대표의 행장 후보 추천은 하나·외환은행이 화학적 통합을 완성해 가고 있음을 시사한다. 서울은행 출신으로 통합 하나은행의 초대 행장을 지낸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줄곧 ‘화학적 통합’을 강조해왔고, 이번 하나은행장 인사에서 외환은행 출신의 이 대표를 추천함으로써 화학적 통합에 마침표를 찍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자는 1991년 외환은행에 입행했다.
이 후보자는 함 회장이 추진했던 하나·외환은행 통합 완수에 기여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2016년 KEB하나은행 경영기획그룹장이던 이 후보자는 당시 은행장이던 함 회장과 합을 맞췄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이승열 후보자는 첫 외환은행 출신 은행장으로 '진정한 통합의 마침표'라는 의미가 있다"며 "한편으로는 출신에 관계없이 능력에 따른 기회를 부여하는 데에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하나은행의 재무 건정성을 높이는 과제를 맡았다.
회사 관계자는 "금융환경의 불확실성이 증대되면서 위기가 고조됨에 따라 안정적으로 영업력을 강화하고 위험관리,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적합한 인물을 선정했다"며 "어려운 금융환경 속에서 전략적 방향성과 리스크 관리 능력을 바탕으로 MZ세대를 포함한 전 조직 구성원들과 소통, 영업 현장의 의견을 경청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수영 기자 swim@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