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신임 대표 6명 가운데 3명이 'SK맨'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2명은 '정통 SK맨'이다. SK맨은 재직기간 20년 이상, 정통 SK맨은 입사 이후 쭉 SK그룹에 머물렀던 대표로 분류했다.
13일 데이터뉴스가 2023년 SK그룹 주요 계열사 사장단 인사에서 신임대표를 분석한 결과, 경력 파악이 안 된 대표를 제외하고 6명 가운데 50.0%(3명)가 SK맨이다.
이호정 SK네트웍스 대표, 김철중 SK아이이테크놀로지 대표, 안재현 SK케미칼 대표가 SK맨이다. 이 가운데 첫 사회생활부터 SK로 시작한 정통맨은 이호정, 김철중 대표다. 안재현 대표는 다른 회사에 있다 옮겨와 20년 넘게 SK그룹에서 일했다.
▲이호정 SK네트웍스 대표(왼쪽), 김철중 SK아이이테크놀로지 대표
SK네트웍스를 이끌게 된 이 대표는 최성환 사장과 호흡을 맞추게 됐다. 최 사장은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의 장남이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조카다.
이 대표는 1991년 유공(SK이노베이션 전신) 입사 후 SK네트웍스 사업전략팀 팀장(2009년), SK핀크스 대표(2015년), SK㈜ 투자2센터장(2020년), SK네트웍스 경영지원본부장 겸 신성장추진본부장(2021년) 등을 역임했다.
2021년 SK네트웍스로 복귀한 이 대표는 본사 및 투자사의 사업 체질 강화를 지원했다. 글로벌 투자 및 전기차 인프라 확장 등 회사의 미래 성장을 추진하는 신사업추진본부장의 역할도 수행했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조직 운영의 안정성과 연속성을 고려했으며, 사내 상황에 정통한 전략 및 투자 전문가를 회사의 새 수장으로 선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철중 대표는 1992년 유공 입사를 시작으로, SK이노베이션 경영전략팀장(2014년)·경영기획실장(2016년)·전략본부장(2108년) 등을 거쳤다. 2021년에는 SK이노베이션 포트폴리오부문장을 역임했다. 금융·재무·경영전략 역량을 두루 갖춘 전략통이란 평가다.
안재현 대표는 1987년 대우증권 뉴욕 법인장에 취임한 뒤, 2002년 SK그룹으로 둥지를 옮겼다. 2017년 SK에코플랜트 사장에 재직하면서 인수합병을 통해 종합 환경기업으로 사업구조 재편에 힘썼다.
이런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안 대표는 SK케미칼의 변신을 모색한다. 그린케미칼사업의 화학적 재활용 등 그린소재로의 에코트랜지션 전략을 더욱 고도할 것으로 평가받는다.
▲(왼쪽부터) 이동훈 SK바이오팜 대표, 윤풍영 SK C&C 대표, 안정은 11번가 대표
외부 출신 인사인 신임 대표는 이동훈 SK바이오팜 대표, 윤풍영 SK C&C 대표, 안정은 11번가 대표다.
이 대표는 바이오 투자 전문가다. 동아제약(2012년), 동아쏘시오홀딩스(2013년)와 동아ST(2016년)에서 몸담았었다. 지난 2019년 SK에 합류해 지주회사인 SK㈜에서 투자3센터장과 바이오투자센터장을 역임하며 바이오 신사업을 설계했다. 이제는 계열사 수장으로 일선에서 바이오 사업을 이끌게 됐다.
윤 대표는 한국IBM 개발자(1999년) 출신으로 SK하이닉스와 SK쉴더스 등 그룹 내 인수합병을 성사시킨 인물로 다양한 신사업과 최고재무책임자(CFO) 등 핵심 업무를 맡았다.
이러한 경력들을 바탕으로 SK㈜ C&C의 주요 과제인 수익성 개선을 무리 없이 해낼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안 대표는 2000년 야후코리아를 거쳐, 네이버 서비스기획팀장(2003년), 쿠팡 PO 실장(2011년), LF e서비스기획본부장(2016년)을 역임한 e커머스 서비스 기획 전문가다.
안 대표는 하형일 대표와 함께 ▲기본 커머스 경쟁력 확보 ▲구매자·판매자 참여 가치 강화 ▲신규 가치 창출에 중점을 두고 핵심과제 달성에 총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박성하 SK스퀘어 대표(왼쪽), 유영상 SK텔레콤·SK브로드밴드 대표
한편, 박성하 SK스퀘어 대표와 박상규 SK엔무브 대표는 각각 SK C&C, SK네트웍스에서 자리를 옮겼다. 이 두 대표 모두 정통 SK맨이다.
박성하 대표는 SK텔레콤 경영전략실(1993년)을 시작으로 SK텔레콤 기획본부장(2009년), SK수펙스추구협의회 전략지원팀장(2017년), SK㈜ C&C 대표이사(2019년) 등 그룹 내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
박 대표는 박정호 부회장과 신세기통신 인수 등 굵직한 M&A 성과 창출, 그룹 내 미래전략 수립 등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다. SK스퀘어는 박 대표와 글로벌 투자전문회사로 도약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하고 미래혁신 투자를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다.
박상규 대표는 1987년 유공 입사 후 소매전략팀장(2004년), 투자회사관리실 임원(2007년), SK에너지 리테일마케팅사업부장(2010년), 워커힐 호텔 총괄(2016년), SK네트웍스 사장(2017년)을 역임했다.
회사 측은 박 대표를 그룹 내 다양한 사업경험 등을 갖춘 사장으로 평가해, ‘에너지효율화 기업’이라는 SK엔무브의 새로운 정체성을 강화하고 사업을 확대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영상 SK브로드밴드 대표는 삼성물산에서 SK그룹으로 넘어와 20년 넘게 일했다. 유 대표는 SK브로드밴드 수장 자리에 오름으로써 SK텔레콤 대표도 겸직하게 됐다. SK텔레콤에 따르면, 유무선 통신과 미디어, 엔터프라이즈 등 사업 영역과 함께 브랜드, 기업문화 등 전방위 영역에서 협력을 강화한다.
유 대표는 삼성물산(1996년) 입사 후, 2000년에 SK텔레콤으로 이직했다. SKC&C 사업개발부문장 상무(2015년)로 일한 것을 제외하면 20년 이상 SK텔레콤에서 재직했다.
이수영 기자 swim@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