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드가 올해 들어 건전성 관리에 힘쓰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 이후로 연체율이 꾸준히 하락하며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주요 카드사 중 유일하게 0%대의 연체율을 기록했다.
5일 데이터뉴스가 삼성카드의 실적발표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9월 말 연체율(총 채권 대비 1개월 이상 연체채권 비율)은 0.94%로 집계됐다.
최근 신용카드사들은 본업인 신용판매업 수익이 감소하면서 카드론 등 대출영업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1년간 은행권이 가계대출을 줄여 제2금융권으로 대출 수요가 이동하는 풍선효과에도 영향을 받았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롯데, BC, 삼성, 신한, 우리, 하나, 현대, KB국민, NH농협카드 등 9개 카드사의 9월 말 카드론 잔액은 41조6869억 원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대인 8월 말(41조8310억 원)보다 소폭 줄었지만, 지난해 12월 말(38조7614억 원)에 비하면 3조 원 가량 많은 수준이다.
카드사들은 올해 들어 카드론 확대로 수익을 얻었다. 카드론이 중·저신용자 이용 비중이 높은 만큼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한 연체율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3분기 실적발표자료를 공개한 5개 카드사(KB국민, 하나, 우리, 삼성, 신한) 중 KB국민, 하나, 우리카드의 연체율이 상승했다. 이들 3개 카드사의 9월 말 연체율은 각각 1.29%, 1.82%, 1.78%로, 전년 말(1.03%, 1.67%, 1.22%) 대비 0.26%p, 0.15%p, 0.56%p씩 늘었다.
반면, 삼성카드는 올해 연체율을 꾸준히 낮추고 있다. 삼성카드의 연체율은 지난해 말 1.18%에서 올해 3월 말 1.07%, 6월 말 0.99%, 9월 말 0.94%로 9개월 새 0.24%p 낮아졌다.
삼성카드가 대안 정보와 머신러닝 등의 평가기법을 통해 회원 관리에 나서는 등 선제적 관리에 나선 게 주효했다는 평가다.
삼성카드는 연체채권 회수율도 개선됐다. 연체채권은 대출을 받은 고객이 이를 제 때 갚지 못해 생기는 채권이다. 카드사들은 연체채권 발생 규모를 충당금으로 쌓아 회계상 손실로 잡기 때문에 수익성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
삼성카드의 올해 3분기 단기(1~30일) 및 장기(1~90일) 연체채권 회수율은 각각 64.8%, 39.6%로, 전년 말(69.8%, 44.8%) 대비 5.0%p, 5.2%p씩 감소했다.
한편, 금융당국이 카드론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관리에 나서면서 잔액이 줄었지만, 여전히 서민경제의 회복이 더뎌 잔액이 다시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카드사들은 부실채권 상각 등을 통해 연체율을 관리하고 있어 앞으로도 연체율 및 수익성 악화 우려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