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SK하이닉스 박정호·곽노정 대표 체제를 유지, 두 대표의 위기관리 능력에 신뢰를 보냈다. 이 회사는 올해 수익성 개선을 위해 투자 규모를 줄이고 감산에 돌입한다. 작년 영업이익은 메모리 반도체 수요 감소 등으로 크게 하락했다.
17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SK하이닉스의 연결재무제표 기준 잠정실적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영업이익이 7조66억 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12조4103억 원) 대비 43.5% 감소했다.
하반기부터 메모리 수요가 줄고 가격이 크게 하락한 점이 실적 부진 요인으로 꼽힌다. 4분기(-1조7012억 원)에는 2012년 3분기 이후 처음으로 분기 단위 영업적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누적된 재고 부담도 크다. SK하이닉스는 컨퍼런스콜을 통해 "반도체 재고는 2019년 다운턴 때와 비슷하고, 업계 전반으로 확대하면 아마도 사상 최대 수준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대내외적으로 불안정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에 이어 박정호·곽노정 대표 체제를 유지했다. 두 대표의 위기관리능력을 신뢰한 셈이다. 박 대표의 경우 2012년 SK텔레콤이 하이닉스(현 SK하이닉스)를 인수할 때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와 관련, SK하이닉스는 올해 수익성 개선을 위해 투자 규모를 지난해보다 50% 이상 줄일 계획이다. 또, 이미 작년 4분기부터 중국 우시 등 주요 생산라인에서 웨이퍼 투입량을 축소하는 등 생산량 감축에도 나선다. 올해는 D램과 낸드 웨이퍼 생산량을 축소할 계획이다.
다만 올해 상반기까지도 업황 불안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월 반도체 수출액이 전년 동월 대비 40% 넘게 급감했다. 가격 하락도 이어질 전망이다.
중국이 반도체와 자동차 등 주요 첨단 산업의 내재화를 서두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 중 29.2%(10조7782억 원)가 중국에서 발생했다. 미국에 이어 매출 비중이 두 번째로 높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