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동제약이 2년 연속 대규모 영업손실에도 불구하고 연구개발(R&D)을 강화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21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전사 매출의 20% 가까운 돈을 R&D에 투입했다.
20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일동제약의 잠정 실적을 분석한 결과, 2022년 매출은 6371억 원으로, 전년(5160억 원)보다 13.9% 성장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735억 원 적자를 기록, 전년(-555억 원)에 이어 2년 연속 적자를 냈다. 일동제약이 2년 간 기록한 영업손실 규모는 1290억 원에 달한다.
일동제약은 연구개발비 증가를 영업이익 적자의 주된 원인으로 꼽았다. 3세 경영인 윤웅섭 대표 체제에서 신약 개발을 위한 R&D 투자를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다는 평가다.
이 회사의 5년간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을 분석한 결과, 2018년 10.9%에서 2019년 11.1%으로 소폭 상승한데 이어 2020년 14.0%, 2021년 19.3%, 2022년 19.6%로 매년 빠르게 상승했다. 2019년 574억 원이던 연구개발비는 3년 새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2021년 555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음에도 이듬해 연구개발비를 15.6%(169억 원) 늘려 공격적인 R&D 투자 패턴을 보였다.
일동제약은 과감한 R&D 전략을 통해 당뇨병, 간 질환, 위장관 질환, 안과 질환 등에 10여 개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보했다.
일동제약 파이프라인 중 임상 1단계인 당뇨와 간질환 치료제가 있다. 비임상 단계 후속물질로는 P-CAB제제, 안질환 치료제가 있다. 2014년에 연구를 시작한 일동제약의 바이오신약 파이프라인은 황반변성 치료제가 현재 비임상 단계까지 진행됐다.
지난해에는 일본 시오노기사와 공동개발한 코로나19 경구용치료제 조코바가 일본 후생노동성의 승인을 받고,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품목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한편, 일동제약은 지난달 시무식에서 R&D 분야에서 신약 파이프라인과 프로젝트의 성공 가능성을 높여 투자 유치, 개발 진행속도 향상, 상용화 및 수익 실현이 연계되는 선순환구조를 만들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신약 파이프라인의 선택과 집중, 신약 수익화 시점 앞당기기를 통해 R&D 투자와 수익성의 균형점을 찾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김민지 기자 hones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