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가 시황에 큰 영향을 받는 정유사업 대신 비정유 사업 확대에 힘쓰고 있다. 지난해에는 석유화학사업을 중심으로 매출 성장을 이뤘다.
19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정유업계(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HD현대오일뱅크)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4개 기업의 석유화학사업 매출이 2021년 24조2461억 원에서 2022년 33조2877억 원으로 37.3% 증가했다.
정유는 타 산업 대비 외부 요인에 큰 영향을 받는 사업이다. 국제유가에 따라 정제마진이 좌우되기 때문에 대규모 매출 감소와 영업 적자를 겪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업계는 비정유 사업 확대를 통해 불확실성에 대비한다는 전략이다.
대표적인 비정유 사업으로는 석유화학과 윤활유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석유화학사업의 매출이 큰 폭으로 성장했다. 업계에 따르면 정유사들은 석유화학 제품을 직접 생산하면 가격경쟁력에서 유리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정유사들이 관련 시설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GS칼텍스는 지난해 에틸렌과 폴리에틸렌 등을 생한하는 MFC 시설을 준공했고, 에쓰오일은 올해 2차 석유화학 프로젝트인 샤힌 프로젝트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4개 기업의 석유화학 매출이 모두 증가했다. HD현대오일뱅크가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2022년 8조4959억 원으로, 2021년(4조1468억 원) 대비 104.9% 상승했다. 이 기간 전사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9.9%에서 24.3%로 4.4%p 확대됐다.
이에 대해 HD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작년에 가동한 HPC 시설 관련 매출이 반영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GS칼텍스가 5조8986억 원에서 8조7394억 원으로 48.2% 늘어나며 그 뒤를 이었다.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은 지난해 매출이 11조269억 원, 5조255억 원으로 집계되며, 2021년(9조5433억 원, 4조6574억 원) 대비 15.5%, 7.9%씩 성장했다.
윤활유 사업도 확대됐다. 윤활유는 한때 정유사의 비주력 사업으로 평가됐지만, 시황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아 안정적인 실적 효자로 거듭났다.
정유사 가운데 SK이노베이션의 윤활유 매출이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2022년 4조9815억 원으로, 2021년(3조3509억 원) 대비 48.7% 증가했다. 이 기간 연간 영업이익도 9606억 원에서 1조711억 원으로 증가하며 1조 원대로 올라섰다.
이외 기업들도 매출 성장률이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에쓰오일은 2조6158억 원에서 3조4156억 원으로 30.6% 증가했다. GS칼텍스와 HD현대오일뱅크는 2조359억 원, 1조2668억 원으로 2021년(1조6973억 원, 1조1359억 원) 대비 19.9%, 11.5% 늘었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