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들이 업황 악화에도 불구하고 1조8300억 원의 규모로 상생금융안을 내놓았다. 우리카드를 필두로 시작된 상생금융은 현재 대부분 카드사들까지 참여한 상태다.
업계는 취약계층 지원 등 상생금융은 분명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건전성 관리를 위해 적정선도 지켜져야 한다고 분석한다.
31일 데이터뉴스가 업계 상황을 취재 종합한 결과에 따르면, 카드사들이 하나 둘 금융당국의 권유에 상생금융을 외치며 보따리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현재까지는 삼성과 KB국민카드를 제외한 모든 전업 카드사들이 참여했다.
참여하지 않은 카드사 관계자도 검토 중이라며, 상생금융 행렬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다.
가장 먼저 참여한 우리카드는 2200억 원 규모의 상생금융 방안을 내놓았다. 금융 취약 계층 대상 채무 정상화 지원 프로그램 및 소상공인 대상 마케팅 지원 등의 방안으로 구성됐다.
현대카드와 커머셜은 함께 6000억 원 규모의 상생금융안을 발표했다. 대출 금리 할인, 매출감소 영세업자를 위한 구매금융 우대금리 운영, 대환대출, 대출 원금 청구 유예 등을 지원한다.
롯데카드와 하나카드는 각각 3100억 원, 3000억 원의 규모다.
신한카드는 소상공인 대상 창업·상권·매출·자금 토털 지원 프로그램 운영, 금융 취약계층 대상 2500억 원 유동성 지원, 취약 차주 대상 1500억 원 채무부담 완화로 상생금융 종합지원 방안을 구성했다.
신한카드는 소상공인 상생 플랫폼 '마이샵 파트너'와 연계해 매물, 고객유형, 유동인구 분석 및 창업 조건별 시뮬레이션 등 B2C 창업 솔루션을 지원한다. 또, 매출·직원 관리와 할인쿠폰 발행 및 홍보 메시지 발송 등 마케팅과 ‘마이크레딧’ CB사업 기반으로 휴·폐업 등을 선제적으로 관리하는 ‘소상공인 조기경보지수’ 개발도 확대한다.
한편, 카드사들은 총 1조8300억 원의 규모로 상생금융 방안을 내놓았는데, 업황이 좋지 않아 시기가 적절한 것이 맞냐는 의문이 정론이다. 카드사들은 금융당국의 압박은 없었다고 말하지만, 우리카드가 '상생금융 1호'라는 타이틀로 시작을 해 다른 카드사들도 상생금융안을 내놓아야 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2015년 금융위원장 등 관직에 있던 인물이라 금융당국에 협조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카드사는 취약계층 지원 등 분명히 상생금융이 필요하다고 바라보지만 리스크 악화나 수익 부담 완화를 위해 적정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4대 금융지주 카드사의 상반기 순이익은 총 9111억 원에서 6644억 원으로 27.1% 하락했다. 삼성카드 또한 8.0% 하락한 2906억 원을 기록했다.
상생금융안을 내놓은 카드사들의 3월 말 기준 대손준비금도 지난해 3조616억 원에서 올해 3조2671억 원으로 6.7% 상승했고, 같은 기간 모든 카드사의 대손충당금 적립률도 늘었다.
이수영 기자 swim@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