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의 공장 가동률이 감소하고 있다. 특히 주요 사업인 컴포넌트 사업부문의 하락 추세가 두드러졌다. 수요 악화로 생산량을 조절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21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삼성전기의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컴포넌트 사업의 공장 가동률이 지난해 상반기 73.6%에서 올해 상반기 64.4%로 9.2%p 하락했다. 같은 기간 패키지솔루션 사업도 98.4%에서 56.8%로 41.6%p 낮아졌다.
공장 가동률은 기업이 주어진 설비, 노동, 생산효율 등의 조건에서 정상적으로 가동했을 때의 최대 생산능력 대비 실제 생산량의 비율이다.
삼성전기는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IT 기기 수요 부진으로 인해 영업이익이 지난해 상반기 7706억 원에서 올해 상반기 3450억 원으로 55.2% 줄었다. 전장용 MLCC와 반도체 기판 등 공급 확보에 힘쓰고 있지만, 수요 약세로 인해 영업이익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주요 제품의 수요 부진으로 인해 공장 가동률 역시 전반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컴포넌트 사업은 2021년 상반기 97.0%에서 2022년 상반기 73.6%, 2023년 상반기 64.4%로 2년 연속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창고에 쌓인 재고자산이 늘어남에 따라 재고 조정에 나선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삼성전기의 재고자산은 2021년 6월 1조3841억 원에서 지난해 6월 1조9735억 원으로 증가했다. 전체 자산 중 차지하는 비중도 14.2%에서 18.4%로 4.2%p 상승했다.
올해 들어서는 지속적인 가동률 조정으로 재고 부담이 소폭 줄었다. 올해 6월 재고자산은 1조957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8% 감소했다. 전체 자산에서 재고자산이 차지하는 비중도 18.4%에서 17.5%로 0.9%p 하락했다.
다만, 하반기 들어서는 공장 가동률 상승이 예상된다.
김원택 삼성전기 전략마케팅실 부사장은 지난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전장용과 서버용 MLCC 수요가 지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따라 공장 가동률 역시 전반적으로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기는 수요 확대 대응을 위해 필리핀 라구나 공장에서 전장용 MLCC를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필리핀 공장에서는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 IT 제품에 들어가는 MLCC를 주로 생산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또 전장용 MLCC에 힘을 싣기 위해 부산과 중국 톈진 사업장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