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3사에서 알뜰폰으로 갈아타는 가입자가 계속 줄어드는 반면, 알뜰폰에서 통신3사로 옮기는 가입자는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데이터뉴스가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가 집계한 이동전화 번호이동자수 현황을 분석한 결과, 통신3사에서 알뜰폰으로 번호이동은 지난 1월 12만332건에서 지난 5월 7만3727건으로 38.7%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알뜰폰에서 통신3사로 번호이동은 4만2272건에서 5만9276명으로 40.2% 증가했다.
통신3사의 초저가 요금제 출시 등으로 알뜰폰의 상대적 강점이 희석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알뜰폰은 5G 요금제를 월 1만~2만 원대에 이용할 수 있는 등 요금경쟁력을 앞세워 이용자를 확보해왔다.
하지만 통신 3사가 지난 1분기부터 2만~3만 원대의 5G 요금제를 출시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KT는 지난 1월 3만 원대 5G 다이렉트 요금제 ‘요고30’(5GB)를 출시했다. 지난 3월에는 SK텔레콤이 2만7000원의 ‘다이렉트5G 27’(6GB) 요금제를 선보였고, 이달에는 LG유플러스가 ‘너겟’을 통해 2만6000원의 ‘5G 6GB 26’을 출시했다.
여기에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시행령 개정으로 통신사 간 번호이동 시 최대 50만 원의 전환지원금을 지급할 수 있게 된 것도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통신3사는 지난 3월부터 전환지원금을 지급하기 시작했다. 지난 4월 통신3사에서 알뜰폰으로 갈아탄 가입자는 7만4822명으로, 전월(9만6671명) 대비 22.6% 감소했다.
알뜰폰 업계는 도매대가가 정해져있어 요금을 더 낮추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알뜰폰 서비스는 통신3사에 사용료(도매대가)를 내고 망을 빌려쓰는 형태로 운영된다. 2022년 10월 도매대가 의무제가 일몰됐다. 현재 당시 도매대가가 유지되고 있고, 사업자 간 개별 협상으로 사용료가 정해질 예정이다.
한편, 알뜰폰 업계에서는 풀MVNO(자체 설비를 보유한 알뜰폰) 사업자의 등장을 해결책의 하나로 보고 있다. 풀MVNO 사업자는 알뜰폰 사업자 대신 이통사와 도매대가 협상을 진행해 알뜰폰 시장의 요금제 설계에 자율성을 가져다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세종텔레콤, 미래모바일이 풀MVNO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미래모바일은 내년 상반기 풀MVNO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알뜰폰 업계 한 관계자는 “풀MVNO가 통신3사와 협상하게 되면, 개별 협상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으로 도매대가를 떨어뜨릴 수 있을 것”이라며 “풀MVNO가 이통사와 알뜰폰 사업자 중간다리 역할을 해 알뜰폰의 자율적인 요금제나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 수 있는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민지 기자 hones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