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의 주력인 기초화학(석유화학) 부문이 불황을 맞아 최근 4년 중 비중이 최저를 기록했다. 롯데케미칼은 사업구조 개편을 통해 범용 제품 비중을 줄이고 고부가가치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1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롯데케미칼의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올해 1분기 기초화학 부문 매출이 3조4958억 원으로 전년 동기(4조228억 원) 대비 13.1% 감소했다. 전사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1분기 81.6%에서 올해 1분기 68.6%로 13.0%p 하락했다.
중국 석유화학 기업들의 잇따른 증설과 저가 제품 물량 증가로 범용 석유화학 제품의 가격이 떨어지면서 국내 석유화학 업계가 위기를 느끼고 있다.
롯데케미칼의 기초화학 부문 매출은 2022년 17조5984억 원에서 지난해 13조8522억 원으로 21.3% 감소했다. 전사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79.0%에서 69.4%로 9.6%p 낮아졌다.
영업이익 또한 2022년 2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8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이번 1분기에는 모노머 제품의 스프레드(마진) 개선 및 에탄의 가격 안정화, 재고평가손실의 감소 등으로 지난해 4분기 대비 적자를 축소했다.
이같은 기초화학 부문 실적 하락에 이훈기 롯데케미칼 대표는 지난 5월 20일에 타운홀 미팅에서 기초화학의 운영 효율화로 사업 비중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롯데케미칼은 앞으로 본격적인 사업구조 개편과 함께 고부가가치 신사업을 강화해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설 방침이다.
이훈기 대표는 지난 5월 30일에 ‘2024 아시아석유화학회의’에서 범용제품인 고순도테레프탈산(PTA)을 제조하는 파키스탄 자회사 LCPL 매각을 재진행한다고 밝혔다.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포트폴리오 고도화를 위해 사용할 생각이다.
또 롯데케미칼은 폴리올레핀(PO, 고분자화합물로, 폴리에틸린(PE), 폴리프로필렌(PP)이 포함) 수지 및 촉매, 올레핀·방향족 기반의 스페셜티(고부가가치 제품의 화학 재료) 제품 개발을 통해 원천기술 확보와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달 20일에는 전기차 배터리용 고강성 난연(화재에 강한 성질) PP 플라스틱 개발 소식을 알렸다.
이밖에 중국산 저가 제품에 밀려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 PET와 PIA 소재의 가동률을 조정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2월부터 PIA를 생산하는 울산 공장 1라인 가동을 중단했다. 또 여수 PET 공장의 가동률을 낮췄다. 이에 따라 PET와 PIA의 올해 1분기 평균 가동률은 각각 54.7%, 78.3%로 내려왔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제품별 시황에 따라 가동률을 조절하고 있다”며, “중국이 만들지 못하는 제품의 기술력을 가지고 고부가 스페셜티로 가기 위해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혜연 기자 phy@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