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비엠이 전기차 캐즘으로 인한 수요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양극재 생산공장 투자 속도 조절에 나섰다.
5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에코프로비엠의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3조9172억 원) 대비 54.6% 감소한 1조7800억 원으로 집계됐다.
부문별 실적을 보면, 매출 비중이 76.3%로 가장 높은 EV(전기차) 관련 양극재 매출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올해 상반기 EV향 매출은 1조3580억 원으로, 전년 동기(3조2644억 원) 대비 58.4% 줄었다. 주요 고객사인 배터리 제조사의 판매량 급감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ESS 관련 양극재 매출은 ESS 시장 확대로 1816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1263억 원) 대비 43.8% 증가했다. 그러나 PT(전동공구) 관련 매출은 전방시장 수요 둔화로 전년 동기(5266억 원) 대비 54.4% 감소한 2402억 원을 기록했다.
또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106억 원으로, 전년 동기(2220억 원) 대비 95.2% 감소했다. 메탈 가격 하락에 따른 판매단가 하락(13%↓)과 가동률 조정에 따른 고정비 부담으로 수익성이 악화됐다. 다만, 재고평가충당금(474억 원) 환입으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흑자를 유지했다.
에코프로비엠은 실적 부진이 뚜렷해지면서 양극재 투자 속도 조절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코프로비엠은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전기차 시장 둔화를 반영해 중장기 양극재 생산능력(CAPA) 하향 및 속도 조절을 검토 중이라 밝혔다.
증권업계는 하향 조절 대상에 캐나다 양극재 공장과 4732억 원을 투자해 포항에 착공한 양극재 공장 CAM8 및 CAM9이 포함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캐나다 공장은 이미 건설이 중단된 것으로 전해졌다. 캐나다 현지매체 라프레스(La Press)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 SK온, 완성차업체 포드가 합작해 1조3000억 원을 투자한 캐나다 양극재 공장 건설이 지난달 5일 중단됐다. 이는 포드의 전기차 전략 수정에 따른 여파로 해석된다.
헝가리 양극재 공장 투자는 진행 중이다. 에코프로는 공적수출신용기관(ECA)을 통해 약 1조2000억 원을 확보해 헝가리 공장 건설에 따른 자금으로 운용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의 경영 복귀 이후 투자 연기 여부에 대한 명확한 의사결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 이 전 회장의 복귀 시점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 전 회장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로 징역 2년과 벌금 22억 원, 추징금 11억 원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던 지난달 광복절 특별사면을 받아 풀려났다.
박혜연 기자 phy@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