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적자전환한 에코프로비엠이 대대적 사업구조 개편에 나서고, 2030년 매출 목표 25조 원을 제시하며 관심을 모으고 있다.
9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에코프로비엠의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올해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1조8033억 원) 대비 71.1% 감소한 5219억 원을 기록했다.
에코프로비엠은 전기차(EV) 상용화로 고에너지 밀도 소재 수요가 증가한 가운데 하이니켈 양극재를 앞세워 고속 성장을 이뤘다. 이 기업의 매출은 2021년 1조4856억 원에서 지난해 6조9008억 원으로 2년 만에 364.5% 증가했다.
하지만 유럽을 중심으로 전기차 캐즘이 나타나고 중국 기업들의 저가 배터리 소재 공급으로 매출 성장세가 꺾였다. 전체 사업 부문 중 EV용 양극재의 올해 3분기 매출은 2752억 원으로, 전년 동기(1조5545억 원) 대비 82.3% 감소했고, 412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에코프로비엠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도로 확장하며 다시 한 번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2030년까지 하이니켈로 21조 원, 신소재로 4조 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업계 관계자는 “매출 25조 원은 2030년 양극재 캐파 71만 톤(목표)에 근거해 산출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 기업이 내년 헝가리 공장을 짓는 등 캐파 신증설 투자를 이어나가는 것을 감안한 것 같다”고 말했다.
에코프로비엠은 기존 NCA 양극재 등 니켈 함량이 80% 이상인 하이니켈 양극재 중심에서 벗어나 함량을 60~65% 낮춘 미드니켈 소재도 개발할 방침이다. 이는 저렴한 중국산 전기차에 맞서 중저가 전기차 판매 전략을 내세우고 있는 완성차 업체들의 요구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고체 전해질, 실리콘(Si) 음극재, OLO 양극재, 나트륨이온전지(SIB) 양극재 등 4대 신소재 개발에도 나선다. 고체 전해질과 실리콘 음극재는 하이엔드 시장이, SIB 양극재는 초저가 시장이 공략 대상이다.
이와 함께 제품 판가 하락의 원인인 메탈가도 잡는다. 핵심 광물인 니켈을 확보하기 위해 인도네시아 니켈 제련소 지분을 인수하고, 리튬 개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추출과 정련을 담당하는 에코프로이노베이션과 에코프로씨엔지를 합병하기로 했다.
한편, 내년 유럽연합(EU)의 신차 탄소배출규제 강화에 따른 전기차 수요 확대는 에코프로비엠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에코프로비엠은 유럽 매출 비중이 43%에 달하는 삼성SDI를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다.
박혜연 기자 phy@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