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의 금융사고 발생 건수가 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시중은행 4곳에서만 60건에 달하는 금융사고가 발생,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24일 데이터뉴스가 은행연합회에 공시된 시중은행들의 일반현황 공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4개 은행에서 발생한 금융사고는 58건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22건) 대비 36건(163.6%) 증가했다.
은행들은 인력·시스템 개선, 사고 예방 조치 등 내부통제 강화를 통해 금융사고 예방에 힘쓰고 있다. 하지만 내부적인 강화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금융사고가 늘고 있다. 해외법인에서의 금융사고가 다수 발생했다.
특히 올해 초부터 금융사고가 발생했을 때 최고경영자(CEO)까지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한 책무구조도가 시행됐음에도 금융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책무에 대해 금융사나 임직원이 업무 수행 시 내부통제 관련 위법한 일이 발생하지 않게 하는 책임이라고 정의했다.
4개 은행 중 올해 상반기 가장 많은 금융사고가 발생한 곳은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이다.
특히 신한은행은 사고 발생 건수가 지난해 상반기 2건에서 올해 17건에서 8.5배(15건) 증가했다. 1분기와 2분기에 8건, 9건씩의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사고금액 10억 원 미만이 14건, 10억 원 이상~100억 원 미만이 3건이었다.
은행업 감독규정에 따라 은행에서 10억 원 이상의 금융사고가 발생하면 15일 이내에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시해야 한다.
신한은행은 지난 8월 베트남 현지 법인(신한베트남은행) 현지 채용 직원의 횡령(혐의) 등으로 37억4800만 원의 금융사고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은행연합회 공시에는 미포함). 이에 앞서 지난 2월과 3월에는 외부인에 대한 사기 혐의, 횡령으로 22억600만 원, 17억721만 원의 금융사고도 발생했다.
하나은행의 금융사고 건수도 17건으로 집계됐다. 사고금액 10억 원 미만이 12건이었고, 10억 원 이상~100억 원 미만이 4건, 100억 원 이상이 1건씩이었다. 유형별로 보면 사기가 14건, 금품수수와 실명제위반이 1건씩이다.
지난 4월 공시에 따르면 외부인에 의한 사기로 인해 350억 원의 금융사고가 발생했었다. 하나은행은 이 금융사고에 대해 담보물 매각 등의 방법으로 사고금액의 99.5%를 회수한 상태라고 밝힌 바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에 이어 상반기만에 금융사고 발생 건수가 두 자리를 넘겼다. 올해 들어서는 15건의 금융사고를 공시했다. 사고금액 10억 원 미만이 9건으로 주를 이뤘고, 10억 원 이상~100억 원 미만이 6건이었다.
우리은행에서 발생한 금융사고는 총 9건이었다.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10개 미만의 금융사고가 발생했지만, 전년 같은 기간(2건)과 비교하면 7건의 금융사고가 추가로 발생했다.
우리은행도 100억 원 이상의 금융사고가 1건 발생했다. 이외 금융사고는 모두 10억 원 미만이었다. 지난 6월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인 우리소다라은행에서 금융사고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이상거래가 확인된 신용장 금액은 7850만 달러로, 한화로 약 1078억 원 규모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