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여건 개선이라는 명목 하에 매년 등록금 인상을 감행하고 있는 대학들이지만, 그 현실은 정반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등록금은 해마다 기하급수적으로 인상되고 있지만 교육여건은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국대학교육연구소(소장 박거용)가 전국 122개 사립대학의 재정 분석과 교육여건 실태를 비교·분석한 결과 지난 해 등록금이 1997년과 비교해 44~53%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의 소비자물가지수 증가율이 27.9%인 것을 감안하면 등록금이 소비자물가지수 증가율의 2배 수준으로 인상된 것.
따라 사립대학의 자산도 크게 증가했다. 대학당 누적 이월․적립금의 경우 1997년 당시 148억원이었으나 2004년 374억원으로 226억원(152.2%)으로, 대학당 자산총액은 1997년 1,027억원에서 2004년 2,277억원으로 1,251억원(121.8%)이 늘었다.
반면, 교육개선 정도는 매우 미미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지역에 위치한 재학생 1만5천명 이상의 대학(단국대 제외)을 대상으로 1997년 대비 2004년도의 교육여건 실태를 비교하자, "전임교원 1인당 학생 수"는 건국대·성균관대·이화여대를 제외한 모든 조사대상 대학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997년에 비해 ▲홍익대 12.2명 ▲고려대 5.9명 ▲경희대 5.5명 ▲연세대 3.2명 ▲한양대 3명이 늘었다.
"학생 1인당 실험 실습비"의 경우도 이화여대가 17.9% 감소하는 등, 동국대(32.3%), 홍익대(26.1%), 성균관대(14.4%)와 함께 전체 사립대학 평균증가율인 40.1%에 미달되는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학생 1인당 기자재 구입비"는 연세대가 51.7% 감소해 축소 폭이 가장 컸으며, 이화여대(-51.7%), 성균관대(-48.8%), 한양대(-38.1%)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