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유성용 기자] KT그룹 사장단의 외부영입 인사 비중이 40%에 달하지만, 관료 등 정부 출신 인사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입김에 따라 수장과 임원이 교체되는 등 외풍이 심해 ‘낙하산 천국’으로 불리는 KT지만, 최근 몇년 사이 큰 변화가 감지된다. 황창규 회장 취임 후 전문성을 겸비한 인재 기용 정책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26일 데이터뉴스 인맥연구소 리더스네트워크에 따르면 KT그룹 사장단은 12명이다. 지난 16일 인사로 사장단 수는 9명에서 3명 늘었다. 이들 중 외부 인사는 삼성전자와 현대차, 미디어기업 출신이 대다수다. 반면, 고위관료를 지냈던 인사는 없다.
KT그룹 사장단 중 외부 영입 비중은 41.6%다. 외부 출신 비중이 20% 안팎인 삼성, 현대차, SK, LG 등 10대 그룹 사장단에 비해 높은 수치다.
황창규 회장은 삼성전자 출신의 반도체 전문가로 대표적인 외부 영입인사다. 2014년 김동수 전 정통부 차관, 이기태 전 삼성전자 부회장을 제치고 깜짝 발탁됐다. 후보경쟁이 치열했던 만큼, 선임 과정에선 낙하산 인사 개입설에 시달리기도 했다.
황 회장과 함께 KT 사장단 중 60대에 속하는 이남기 KT스카이라이프 사장과 오세영 KT하이텔 사장은 각각 SBS, KBS 출신이다. 두 사람 모두 황 회장 취임 후 사장으로 영입됐다.
정기호 KT나스미디어 사장은 현대차, 김성욱 KT뮤직 사장은 SM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등 3대 기획사가 설립해 음악제작과 유통을 담당한 MKP홀딩스 출신이다.
이에 반해 부문별 4인 체제를 갖춘 KT는 사장 모두가 한국통신 시절 입사한 인물로 채워졌다.
KT 2인자로 불리는 임헌문 KT Mass 총괄사장은 1987년 한국통신 시절 입사해 30년째 KT에 몸담고 있다. 최근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맹수호 CR부문장과 오성목 네트워크부문장, 구현모 경영지원총괄사장도 모두 1986~1990년 사이 한국통신으로 입사한 ‘KT맨’이다.
박형출 케이티스 사장도 한국통신 입사자다.
그간 정부의 낙하산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KT가 사장단에서 관료 출신 인사를 찾아볼 수 없는 점은 인재 중시 정책에서 찾아볼 수 있다. 취임 초기 외부 인사 영입에 적극 나선 황 회장은 재임 중에는 회사 내부 구성원이 리더로서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확대하는 인사 정책에 힘주고 있다.
KT 관계자는 “황 회장 취임 전문성을 겸비한 인재들이 실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며 “초빙강사를 통해 사원부터 임원에 이르기까지 전문성, 리더십, 조직관리, 유대관리 등 다양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내부적으로도 점점 체계가 잡혀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황 회장은 사람을 잘 키워서 인재를 만들어야 회사 성장의 발판이 된다는 경영철학을 지녔다”며 “임직원들에게 자기 영역에서 판단하고 실행할 수 있는 권한을 많이 주며 리더로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KT는 지난해 초 SK텔레콤(사장 박정호)의 CJ헬로비전 인수저지를 지상과제로 삼았을 때도 임직원의 교육은 반드시 참가시켰을 정도로, 교육에 대한 열의가 높다.
지난해 3분기 기준 KT그룹 임원 수는 125명이고, 여성은 5명(4%)다. 임원 평균 나이는 53.8세며,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비중이 60%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황 회장은 지난 6일 연임을 선언했고, 현재 CEO추천위원회의 적격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추천위가 적절하다는 판단을 내리면 3월 주주총회를 연임이 최종 결정된다. 추천위는 이날 황 회장 면접 심사를 진행하고 설 연휴를 전후해 발표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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