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강동식 기자]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이 OLED 드라이브를 강화하고 있다. 중국기업의 맹추격으로 LCD 시장상황이 나빠지면서 OLED가 LG디스플레이의 유일한 선택지라는데 이견이 없다. 다만, 최근 현금창출력이 떨어지면서 대규모 투자 여력을 유지하고 투자성과 가시화 시점을 앞당기는 경영능력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1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LG디스플레이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최근 LG디스플레이의 재무상황이 빠르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LG디스플레이의 부채는 2015년 9조8722억 원에서 2017년 말 14조1782억 원으로 늘어난데 이어 지난해 말 17조2890억 원으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2015년 말 77.7%였던 부채비율은 2017년 말 94.6%로 증가한데 이어 지난해 말 122.9%로 늘어났다. 총차입금도 2017년 5조6031억 원에서 지난해 말 8조5590억 원으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2017년 말 19.2%였던 차입금 의존도는 1년 만에 25.8%로 6.6%p 상승했다.
최근 LG디스플레이의 재무상황이 나빠진 것은 OLED로 사업구조 전환을 위한 투자 확대와 기존의 캐시카우인 LCD 시장의 악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는 한상범 부회장이 대표이사로 취임한 2012년 이후 이어진 영업이익 흑자를 유지했다. 하지만, 중국 제조사들의 LCD 공급량이 급증해 국제 LCD 판매가격이 하락하면서 2017년 2조4616억 원에 달했던 영업이익이 지난해 929억 원으로 96.2% 감소했다. 또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1조9371억 원 흑자에서 1794억 원 적자로 돌아섰다.
어려운 시장 상황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는 30일 실적발표를 통해 올해 1분기 출하면적은 상반기 계절적 비수기에 따른 수요 감소 영향으로 한 자릿수 후반(%) 감소하고, 면적당 판가는 패널 판가 하락을 반영해 한 자릿수 중후반(%)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상범 부회장은 LG디스플레이의 위기 극복을 위해 기술 우위가 뚜렷한 OLED로의 중심 이동을 좀 더 앞당기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2017년 7월 대형 OLED와 중소형 POLED 중심으로 2020년까지 국내에 15조 원을 투자하는 계획을 수립, 추진하고 있다. 또 중국 광저우에 8.5세대 OLED 패널 공장을 구축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OLED 생산을 시작하는 광저우 공장에는 5조 원 규모의 투자기 진행 중이다.
특히 최근 벌어들이는 돈이 투자계획을 받쳐주지 못하면서 OLED에 올인하는 경향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지난해 7월 LG디스플레이는 2020년까지 계획된 투자계획 중 3조 원을 축소 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축소 대상은 LCD 생산설비에 집중됐다. 실적 악화와 재무불안이 OLED 투자에 더욱 집중하는 전략으로 이어진 것이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은 지난 7일 CES 기자간담회에서 “올해도 OLED 중심으로 투자할 것이며, 반드시 OLED 대세화를 성공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 사진=LG디스플레이
한상범 부회장은 지난 7일 CES 기자간담회에서 “올해도 OLED 중심으로 투자할 것”이라며 “반드시 OLED 대세화를 성공시켜 LG디스플레이는 물론 우리나라가 OLED로 다시 한 번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한상범 부회장은 최근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연임에 성공했다. 그룹 차원에서도 한 부회장의 OLED 올인 전략에 힘을 실어준 셈이다. 2013년 OLED TV용 패널을 처음 공급한 이래 OLED 시장을 주도해온 한상범 부회장의 OLED 올인 전략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OLED에 대한 뚝심 있는 투자와 함께 이를 얼마나 빠르게 성과로 이어가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는 30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올해 8조 원 규모의 설비투자를 진행할 것이며, 큰 투자는 올해 마무리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동희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는 “OLED로의 사업 전환을 가속화하고 전사 모든 영역에서 자원을 효율화해 재무 체질을 강화할 것”이라며 "연내에 선제 투자를 마무리해 OLED 중심으로 시장을 선도하고 이익을 창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lavita@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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