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강동식 기자] LG유플러스에 매각을 앞둔 CJ헬로의 지분 8.61%를 보유한 2대 주주 SK텔레콤의 행보에 관심을 쏠리고 있다. LG유플러스는 경쟁 관계인 SK텔레콤이 CJ헬로의 주요 주주라는 점이 달갑지 않지만, 지분 처분의 칼자루는 SK텔레콤이 쥐고 있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J헬로의 주식은 CJ ENM이 53.92%, SK텔레콤이 8.61%, 셰이블아시아(Sable(Asia)Limited)가 6.66%, 국민연금공단이 3.97%, 우리사주조합이 0.73%를 보유하고 있다. 소액주주 주식 보율비율은 26.43%다.
지난 14일 LG유플러스는 CJ ENM과 CJ헬로의 주식 50%+1주를 8000억 원에 양도받는 계약을 맺었다. 이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 승인 등 관련 절차가 마무리되면 LG유플러스가 CJ헬로의 최대주주가 되고, CJ ENM 지분은 3.92%만 남게 된다.
이처럼 최대주주가 바뀌는 것과 무관하게 SK텔레콤은 CJ헬로의 2대 주주 자리를 유지한다.
SK텔레콤은 CJ헬로 인수합병을 추진하던 2015년 11월 CJ헬로 주식 8.61%를 공개 매수했다. 당시 주당 매수가격은 1만2000원으로, SK텔레콤은 공개 매수에 약 801억 원을 투입했다. 이듬해 정부의 불허로 인수합병이 무산됐지만, SK텔레콤은 주식을 처분하지 않는 쪽을 택했고 현재까지 지분변동 없이 이를 유지하고 있다.
LG유플러스 입장에서 통신·방송시장에서 직접 경쟁하는 SK텔레콤이 CJ헬로의 2대 주주라는 점이여러모로 부담스럽다. 지분을 3% 이상 보유한 주주는 회계장부 열람권을 비롯해 주주제안권(주주총회 의제 청구권), 임시총회 소집요구권, 이사 해임 청구권 등을 단독 행사할 수 있다. SK텔레콤이 보유한 주식이 언제든지 시장에 대량 매물로 나와 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도 신경 쓰이는 부분이다.
SK텔레콤이 되도록 빨리 CJ헬로 주식을 처분해 제어 범위를 벗어난 잠재적 위험을 줄이는 게 LG유플러스에게는 최상의 시나리오다.
반면, SK텔레콤은 CJ헬로 지분 처분을 서두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최근 CJ헬로 주가가 매수가격보다 낮아 이익을 실현할 수 있는 시점까지 보유할 가능성이 크다. CJ헬로 주식의 18일 종가는 9550원으로, SK텔레콤이 공개 매수한 가격보다 2450원 낮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이 보유한 CJ헬로 지분가치가 163억 원가량 줄어들었다. 또 SK텔레콤으로서는 당분간 필요에 따라 CJ헬로의 주요 주주로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를 유지하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합병은 공정위 승인 등 많은 절차가 남아있다”며 “모든 과정이 끝나고 인수합병이 최종 성사된 뒤에야 CJ헬로 지분에 대한 입장을 얘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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