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만→600만…해외에서 힘 못쓴 카카오톡

국내 톡비즈 급성장했지만, 해외는 개점휴업…IP·콘텐츠로 글로벌 진출 모색


카카오가 국내에서 카카오톡 메신저의 압도적인 시장지배력을 바탕으로 톡비즈(카카오톡 기반 비즈니스)의 급성장을 이어간 반면, 해외 카카오톡 이용자는 꾸준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데이터뉴스가 카카오의 실적발표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0년 4분기 카카오톡 메신저의 월간활성이용자(MAU, 한 달 동안 서비스를 한 번이라도 이용한 사람)는 5222만3000명으로 집계됐다. 카카오톡의 국내 MAU는 4598만1000명, 해외 MAU는 624만2000명으로, 각각 전체 이용자의 88.0%와 12.0%를 차지했다.

카카오가 실적발표 자료를 통해 카카오톡의 분기별 MAU를 공개하기 시작한 2013년 이후 사용자 추이를 보면, 국내는 꾸준히 증가한 반면, 해외는 뚜렷한 하락세를 보였다.

국내 카카오톡 MAU는 2013년 4분기 3572만9000명에서 2020년 4분기 4598만1000명으로 1025만2000명(28.7%)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해외 MAU는 864만8000명(58.1%) 감소했다. 

카카오톡 해외 이용자는 2013년 4분기 1489만 명에 달했지만, 1년 뒤 1083만7000명으로 405만3000명 감소한데 이어 2015년 4분기 826만6000명, 2016년 4분기 687만5000명으로 가파르게 하락했다. 이후 완만한 감소세를 보이며 지난해 4분기 624만2000명까지 떨어졌다.

카카오톡이 국내에서 초기 시장을 주도하면서 없어서는 안 될 대표 플랫폼으로 자리 잡은 반면, 해외에서는 이용자 감소가 이어지며 존재감이 크게 약해졌다. 일각에서는 해외에서 위챗, 페이스북, 라인 등에 밀려 막대한 비용과 노력을 투입해도 성과를 내기 어려워 해외 서비스는 유지하되 무리하게 이용자 확대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카카오 관계자는 “해외 이용자들을 위해 카카오톡의 지속적인 업데이트와 관리를 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카카오톡의 해외 서비스를 잘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카카오의 움직임은 카카오톡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국내는 플랫폼 사업을 더 강화하고 해외는 플랫폼보다 콘텐츠 사업에 치중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이 같은 전략이 어느 정도 성과를 낳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해 전체 매출 4조1567억 원 중 플랫폼 사업에서 2조1459억 원, 콘텐츠 사업에서 2조108억 원을 올렸다. 톡비즈, 포털비즈, 신사업으로 구성된 플랫폼 부문 매출은 전년보다 49.6% 성장했고, 특히 톡비즈는 72.0% 성장했다. 이 같은 성장을 기반으로 지난해 플랫폼 부문 매출이 처음으로 전사 매출의 절반 이상(51.6%)을 차지하며 콘텐츠 부문을 뛰어넘었다.

반면, 해외에서는 콘텐츠 및 지적재산(IP) 사업을 강화하면서 성과를 내기 시작하고 있다. 

초기 일본 내 카카오톡 확산에 힘썼던 카카오재팬은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웹툰 앱 ‘픽코마’를 통해 성과를 올리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해 9월 카카오재팬의 픽코마가 세계 만화·소설 앱 중 매출 1위에 올랐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3분기 거래액은 전년 동기보다 168% 늘어난 2700억 원에 달한다. 카카오는 올해 픽코마가 1조 원 이상, 카카오페이지가 7000억 원 이상의 거래액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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