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롯데손해보험이 선택한 미국변호사 출신 이명재 신임 대표가 실적 개선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롯데 손해보험은 2020년 순손실 242억 원으로 전년 512억원 손실에 비해 손실폭을 줄였으나, 좀처럼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3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롯데손해보험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 회사는 2019년 512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한데 이어 지난해에도 242억 원의 적자를 냈다. 손실폭이 줄었지만, 지난해 손해율이 안정화되며 손해보험 업계가 전반적으로 호조였던 것에 비하면 크게 저조한 실적이다.
이에 지난달 31일 선임된 이명재 신임 대표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이 대표는 1967년생으로, 한국휴렛팩커드 고문변호사를 거쳐 2003년 알리안츠생명(현 ABL생명)으로 자리를 옮겼다. 알리안츠생명에서 경영지원실장, 법무준법담당총괄 등을 역임하고 2013년부터 2016년까지 대표이사를 맡았다. 미국변호사인 이 대표는 알리안츠생명 대표를 그만 둔 뒤에는 법무법인 율촌 파트너로 활동했다.
이 대표는 지난 1일 롯데손해보험 대표이사 취임식에서 "고객을 진정으로 만족시키며 경쟁력 있는 보험서비스를 디지털 방법으로 글로벌하게 제공하는 롯데손해보험으로 도약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의 행동 하나하나가 환경과 자연을 생각하고 있는지, 윤리적으로 사회적으로 책임을 다하고 있는지, 그리고 준법과 지배구조 면에서 모범이 되고 있는가를 항상 생각해야 한다"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도 강조했다.
이 대표는 2013년 알리안츠생명 대표 취임식에서도 경쟁력 강화와 디지털 전환, 준법정신에 대한 굳은 뜻을 밝힌 바 있다.
당시 이 대표는 "신채널 개발과 은퇴고객을 위한 솔루션 제공, 디지털과 모바일 환경에 대한 대응 등의 노력을 가속화할 것"이라며 "어떤 환경에서도 법과 규정을 준수하고 이와는 타협이 없는 회사, 사회공헌과 높은 윤리의식으로 사회적 존경을 받는 회사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 자리에서 물러난 그는 2016년 법무법인 율촌에 재직하다 6년만에 다시 보험업계에 재걸음했다. 이 대표가 풀어야 할 롯데손해보험의 가장 큰 숙제는 수익성 회복이다. 롯데손해보험의 실적 개선은 이 대표가 과거 알리안츠생명에서 남긴 저조한 성적표에서 벗어나는 일이기도 하다.
이 대표가 CEO를 맡은 기간 중 알리안츠생명은 큰 폭의 적자를 기록했다. 2012년 271억 원이었던 순손실이 2013년 이 대표 체제에서 514억 원으로 확대됐다. 10년만에 희망퇴직을 실시해 200여명이 회사를 떠난 2014년 64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지만, 2015년 다시 874억 원의 순손실을 냈다.
김재은 기자 wood@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