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발톱의 꽃은 자주빛 저고리와 노란색 치마를 입은 여인같은 모습이다. 사진=조용경
초여름에 들면서 큰 산의 깊은 계곡이나 풀밭에서 키 큰 줄기 끝에 아래를 향해 매달리듯이 핀, 자주색 꽃받침에 노란 꽃으로 구성된 화사한 모습의 꽃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매발톱', 쌍떡잎식물로 미나리아재비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이지요.
꽃잎 뒤쪽에 붙은 꿀주머니가 매의 발톱처럼 안쪽으로 굽은 모양을 하고 있어서 ‘매발톱’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답니다.
높은 산지의 습기가 많고 비옥한 토양에서 잘 자라는 매발톱의 뿌리 잎은 잎자루가 길고 여러 장이 모여나며, 두 층으로 세 장씩 달립니다. 줄기 잎은 겹잎이며, 위로 갈수록 잎자루가 짧아집니다.
매발톱은 키가 커서 줄기의 높이가 50∼100cm까지 자라기도 합니다.
매발톱은 높다란 가지끝에 매달려 아래를 향해 핀다. 사진=조용경
꽃은 5월 하순부터 7월 초까지도 피는데, 지름은 3cm 정도입니다. 윗부분의 다섯 장으로 된 자주색 혹은 갈색 덮개처럼 생긴 것은 꽃받침이고, 아래쪽의 다섯 장의 꽃잎은 노란색이며 길이는 15mm 정도입니다. 마치 자주색 저고리에 노란색 치마를 입은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하지요.
수술의 수가 많은데, 안쪽의 것들은 꽃밥이 없는 헛수술이라네요. 암술은 다섯 개입니다.
꽃잎이 노란색을 띤 꽃은 노랑매발톱, 하늘색을 띠는 것은 하늘매발톱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 각지에서 불 수 있는 꽃은 노랑매발톱이며, 하늘매발톱은 백두산 등 중부 이북의 고산지역에서 주로 볼 수 있답니다.
매발톱은 향기가 없는 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아마도 벌과 나비를 불러 모으기 위해 모양과 색깔이 더 화려해진 것 아닌가 싶습니다.
매발톱은 높은 산 계곡의 습기많고 비옥한 토질을 좋아한다. 사진=조용경
노랑매발톱의 꽃말은 ‘우둔함’ 혹은 '부정한 품행'이라고도 합니다. 이토록 예쁜 매발톱이 이런 꽃말을 얻게 된 것은 이종 매발톱들과의 교접이 잘 이루어져 다양한 변종들이 생겨나기 때문은 아니겠는지요.
“하늘 향한 가지 끝에 수줍게 매달린 꽃/ 뾰족한 꽃뿔 속에 감로주 숨겼다가/ 고운님 찾아오시면 활짝 열고 드리리/ 자주색 저고리에 노란치마 펼쳤구나/ 향기는 없다지만 생김은 천하일색/ 앙다문 매발톱처럼 한마음도 지키렴”
매발톱은 어떤 토양에서도 잘 자라고 색도 화려해서 관상용으로 인기가 높은 꽃입니다.
조용경 객원기자 / hansongp@gmail.com
야생화 사진작가
전 포스코엔지니어링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