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강남 아파트 경매로 사볼까?

매매 위축으로 우량물건 늘어…경쟁 줄고 가격하락


대선이 몇 달 남지 않은 시점에서 서울 강남권 아파트를 둘러싼 수요자들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올해는 물론 내년에도 강남권에서는 신규 분양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강남 아파트가 내년부터 공급
부족에 의한 본격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과 보유세 등 세금 부담 때문에 강남권 아파트 거품
이 앞으로 더 꺼질 것이라는 전망이 팽팽히 맞서고 있어서다.

직장인 N씨(39ㆍ서울 마포구 도화동)는 "학교 문제도 있고 해서 강남 아파트로 가려고 하는데 발품
을 팔아보니 생각 외로 매매가는 별로 떨어지지 않았더라"면서 "지금이라도 강남권에 진입해야 한다
는 초조함이 생긴다"고 말했다.

실제로 강남 아파트들은 매매가 거의 끊긴 상황에서 한두 개 나오는 급매물만 소화되다 보니 정확한
매매가를 점치기 어려운 상태.

압구정동 반포부동산 관계자는 "매수자는 급매물만 찾고 매도자는 관망세로 한 발 물러서는 분위기
다 보니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는다"면서 "예전에는 호가가 낮아지는 편이었다면 지금은 점진적으로
강해지는 추세"라고 전했다.

이 때문에 강남에 꼭 아파트를 장만하고 싶다면 일반 매매시장보다 경매에 눈을 돌리라는 전문가들
의 조언이 적지 않다.

강은 지지옥션 팀장은 "낙찰률과 낙찰가율이 모두 낮아졌다"면서 "그만큼 경쟁이 덜하고 가격도 낮아
졌다는 말이기 때문에 지금이 경매로 강남권 아파트를 장만할 수 있는 최적기"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10월 한 달 동안에만 경매에 부쳐지는 강남권 아파트가 19개에 달한다.

물건 수가 늘면서 우량 물건도 많아졌고 특히 두세 차례 유찰되면서 감정가 대비 64~80% 선까지 가격
이 떨어진 물건도 적잖게 눈에 띈다. 지난 1월까지만 해도 강남 3구 아파트는 낙찰률이 56%, 낙찰가
율은 88.14%에 달했지만 지난 9월에는 낙찰률 34%, 낙찰가율 77.58%로 떨어졌다.

경매에 거의 등장하지 않았던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144.7㎡가 9일 중앙지법 경매5계에서 경매에 부쳐
질 예정이고, 대치동 우성아파트 125.2㎡도 두 차례나 유찰돼 감정가(16억원) 대비 64%인 10억2400만
원에 경매에 부쳐진다.

이 밖에도 강남구 서초동 반포동 방배동은 물론 송파구 잠실동 신천동 문정동 등 강남권 전역에서 물
건들이 등장했다.

지난해에는 신건 낙찰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1~2회는 기본적으로 유찰되는 분위기로 강남에 직접 살고
자 하는 실수요자라면 1~2회 유찰된 물건에 투자하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강남권 아파트들은 기본적으로 금액 단위가 큰 만큼 경매 전에 사전조사와 자금조달 계획을
충분히 세워야 한다.

특히 지금 경매에 나오는 강남권 아파트는 대부분 6개월 전에 감정된 것으로 실제 시세보다 감정가
가 높게 나온 사례가 많다. 따라서 입찰할 주택 주변시세를 충분히 확인하고 시세 하한가를 기준으
로 응찰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

강남권 중대형 아파트는 대부분 종부세 대상이면서 대출 규제가 심해 경매에 참여하기 전에 자금조
달 계획을 세밀하게 세워야 한다. 또 지금은 부동산 침체기이기 때문에 가격 차별화가 덜 되지만 앞
으로 경기가 살아났을 때 상승폭이 클 수 있는 인기지역과 유망단지 위주로 물건을 고르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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