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의 주력사업인 검색광고·디스플레이광고가 전사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처음으로 절반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해 광고 매출이 10% 이상 늘었음에도 비중이 하락한 것은 콘텐츠, 핀테크, B2B 등 신사업의 가파른 성장에 따른 것으로, 네이버의 사업 포트폴리오가 탄탄해진 신호로 평가된다.
11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네이버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네이버는 6조8176억 원의 영업수익을 올려 전년(5조3041억 원)에 비해 28.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색광고와 디스플레이광고가 포함된 서치플랫폼 사업부문의 매출이 3조 원을 돌파하며 전사 매출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서치플랫폼의 지난해 매출은 3조2905억 원으로 전년(2조8031억 원)보다 17.4% 증가했다.
하지만, 전사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52.8%에서 지난해 48.3%로 4.5%p 하락하며 절반 밑으로 떨어졌다. 서치플랫폼 사업부문이 10%대 매출 증가세에도 비중이 하락한 것은 커머스, 핀테크, 콘텐츠, 클라우드 등 신사업으로 분류되는 다른 사업부문이 모두 고속 성장했기 때문이다.
이들 4개 사업부문의 매출 합계는 2020년 2조5011억 원에서 지난해 3조5270억 원으로 1조259억 원 증가했다. 증가율은 41.0%에 달한다. 이들 사업부문의 매출 증가액은 서치플랫폼 매출 증가액(4874억 원)보다 두 배 이상 많다.
4개 사업부문 중 웹툰, 제페토, 스노우, 뮤직 등이 포함된 콘텐츠 사업부문이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콘텐츠는 지난해 6929억 원의 매출을 달성, 전년(4602억 원)보다 50.6% 성장했다. 전사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8.7%에서 10.2%로 끌어올리며 처음으로 10%대에 진입했다.
웹툰은 왓패드 인수, 마블 등 글로벌 오리지널 지식재산권(IP)과의 협업 등을 통해 1억7000만 명의 월간 충성 이용자를 보유했다. 네이버 웹툰 역시 지난해 4분기 연간 거래액 1조 원을 돌파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네이버에 따르면, 지난해 웹툰 매출은 전년 대비 60% 이상 성장했다.
또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는 2억6000만 가입자와 200만 명 이상의 크리에이터를 확보했다. 네이버에 따르면, 지난해 제페토의 월간사용자(MAU)는 전년 대비 57% 늘었고, 매출은 318% 증가했다.
페이서비스, 디지털금융 등을 담당하는 핀테크 사업부문의 매출은 2020년 6775억 원에서 지난해 9790억 원으로 44.5% 성장했다. 전년보다 매출을 3000억 원 이상 늘린 핀테크는 네이버 매출의 14.4%를 책임졌다.
네이버에 따르면, 네이버페이는 회원이 3000만 명을 돌파하고 오프라인 가맹점도 23만 개로 늘었다. 또 지난해 4분기 전체 결제액은 10조9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 성장했으며, 월 결제자수도 전년 대비 9% 상승해 1600만 명에 육박하고, 페이 포인트 충전결제도 전년 대비 102% 늘었다.
네이버클라우드플랫폼(NCP), 웍스, 클로바 등이 포함된 클라우드 사업부문은 지난해 3800억 원의 매출을 기록, 전년(2737억 원)보다 38.8% 성장했다.
네이버는 NH농협은행, SK렌터카, E1 등을 고객으로 확보하며 클라우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또 네이버클라우드 업무용 협업도구인 네이버웍스는 국내외 고객사가 35만을 넘어섰으며, 사용자수는 400만 명을 돌파했다. 네이버웍스 고객사는 2020년 10만에서 1년 만에 25만이 증가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쇼핑, 중개수수료, 멤버십을 맡고 있는 커머스 사업부문 역시 35.4%의 높은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 커머스 사업부문의 매출은 2020년 1조897억 원에서 지난해 1조4751억 원으로 3854억 원 늘었다. 이 기간 전사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5%에서 21.6%로 상승했다.
특히 브랜드스토어는 지난해 617개로 늘어나며 연간 거래액 1조9000억 원을 달성했다. 브랜드스토어의 지난해 4분기 거래액은 1년 전보다 110% 성장했다. 네이버에 따르면, 4분기 쇼핑라이브 거래액도 전년 같은 기간보다 4.7배 늘었고, 스마트스토어의 월평균 신규 가입은 2만8000으로 코로나19 발생 전보다 높은 수준을 보였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