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신용파생상품시장의 동향 및 활성화 방안 보고서 발표

최근 미국 서브프라임 부실로 인한 글로벌 신용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세계 유수의 글로벌 투자은행들의 3분기 실적이 서브프라임 관련 모기지 투자로 대규모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근래에 급속히 확대된 신용파생상품 거래가 금번 서브프라임 사태와 연관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신용파생상품 거래에 대한 찬반논란이 발생하는 등 신용파생상품의 적절한 활용 방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산업은행(총재 김창록)은 신용파생상품을 활용한 신용위험 관리 및 국내 활성화 방안에 대한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서는 신용파생상품의 개념과 그 종류, 글로벌 신용파생상품 시장 및 국내 금융시장에서의 신용파생상품 거래현황 등을 살펴보고, 신용파생상품 활용에 따른 장단점 등을 비교·분석하였으며, 이를 우리 금융시장 상황에 접목시켜 제도적·현실적 제약요인과 향후 활성화에 대한 시사점을 제시했다.

신용파생상품은 기초자산(underlying asset)으로부터 보유자가 부담하게 되는 신용위험을 분리, 파생상품형태로 구성하여 시장에서 거래되어지는 첨단금융상품으로, 기본적으로 위험을 전가하는 쪽을 보장매입자(protection buyer)라 하고, 위험을 수취하는 쪽을 보장매도자(protection seller)라고 한다.

신용위험 회피의 대상이 되는 대출채권 등의 자산은 기초자산(underlying asset)이라고 하고, 신용파생상품 계약에 따른 지급보장의무 발생요건의 판단기준이 되는 자산은 준거자산(reference asset)이라 하는데, 대부분 기초자산이 준거자산으로 이용되며, 기초자산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다른 자산이 이용되기도 한다. 신용파생상품은 신용위험이 내재된 기초자산(underlying asset)의 발행기관의 수에 따라 발행기관이 하나인 single-name 신용파생상품과 다수인 multi-name 파생상품으로 구분되는데, single-name에는 CDS, TRS 등이 있고, multi-name에는 합성CDO, CLN 등이 있다.

CDS(Credit Default Swap) : 가장 기본적인 신용파생상품으로 기초자산에 대한 지급보증과 유사
TRS(Total Return Swap) : 기초자산의 신용위험과 시장위험을 모두 투자자에게 이전
합성CDO (Synthetic Collateralized Debt Obligation) : 신용파생상품에 자산유동화구조를 도입한 파생결합상품
CLN(Credit Linked Note) : 일반채권에 CDS를 결합하여 증권화한 신용파생상품

이와 관련해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이유는 신용파생상품 거래가 신용위험 관리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투자자들에게 첨단 금융기법을 통해 신용위험을 마치 매력적인 상품인 것처럼 포장하여 판매함으로써 오히려 금융시장의 위험을 조장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옹호론자들은 오히려 신용파생상품 거래가 신용위험 분산 목적을 충실히 수행함으로써 시장 안정화에 기여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2002년 엔론과 월드콤 파산 당시 앨런 그린스펀 FRB 의장도 '막대한 차입으로 인한 통신산업의 거품붕괴가 금융시장 붕괴로 이어지지 않은 것은 신용파생상품을 통한 신용위험분산 때문'이라고 언급할 만큼 신용파생상품에 대한 시장의 신뢰는 깊다고 할 수 있다.

이 같은 신뢰를 바탕으로 국제 신용파생상품 시장은 성장을 거듭했으며, 영국은행협회(British Bankers Association)에 따르면, 국제 신용파생상품 규모는 ’97년 1,800억달러에서 ’06년 20조 2,000억달러로 무려 112배나 성장했다.

한편 국내 신용파생상품 시장은 외환위기 이전 국내 금융기관과 외국 금융기관 간에 소규모 거래가 이어지던 것이 외환위기 이후 대폭 축소됐으며, 03년 SK글로벌 분식과 카드사태로 부실대출이 증가하면서 금융기관들의 경영행태가 적극적 신용위험 관리보다는 보수적 운용 기조로 변화됨에 따라 ’05년까지 정체가 지속됐다.

그러나 최근 국제 신용파생상품의 성장과 바젤Ⅱ 시행 예정으로 인해 신용위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금융 당국도 제도적 보완책들을 마련하는 등 초기 정착화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따라서 아직까지 국내 신용파생상품시장은 걸음마 단계라고 할 수 있으며, 원화표시 신용파생상품으로는 ’06년 산업은행과 JP Morgan, ’07년 JP Morgan과 ABN 암로 사이에 2회의 원화 CDS 거래가 이루어진 바 있다.

본 보고서는 국내 신용파생상품시장 활성화를 위한 노력들이 여러 경로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은 몇 가지 제도적, 현실적 과제를 지적하고 금융시장 발전을 위해 추가적으로 필요한 방안을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우선 현행 자산유동화법과 감독권한의 중복 등 제도적 문제점과 향후 자본시장통합법 실시에 따른 은행권의 신종 파생상품 개발 제한 가능성, 그리고 보수적 회계처리로 인한 제한 등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현실적으로도 국제 신용파생상품시장 활성화에 기여했던 다양한 시장참여자 및 기초자산군이 부족할 뿐 아니라, 공신력 있는 신용정보의 부재, 한국 지역 표준계약서의 미비, 상품의 복잡화로 인한 감독의 어려움 등이 현실적인 활성화의 한계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신용파생상품의 적절한 활용을 통해 금융시장의 효율화 및 안정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신용파생상품 취급관련 규제의 개선, 공시 및 감독 체제의 정비, 한국지역 표준 약정서 마련 등 제도적 뒷받침과 함께 시장조성 및 수요기반의 확충, 신용평가의 신뢰도 제고, 금융기관의 신용파생상품에 대한 이해와 활용도 제고, 전문인력 양성 등을 통해 시장 기반을 공고히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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