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로 버블세븐에 둥지틀까

경기도 성남에 10년째 살던 대기업 임원 김 모씨(57). 두 자녀가 서울에 있는 대학에 들어가면서 강남 입성을 결심했다. 하지만 살고 있던 성남 아파트를 팔고 예금까지 합해도 12억원에 불과했다. 중대형 아파트를 장만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액수. 하지만 그는 지난 11월 개포동 우성아파트 161㎡(56평형)를 16억8500만원에 낙찰받았다. 당초 감정가는 21억원에 달했지만 두 차례나 유찰돼 최저가 13억4400만원에 나온 물건을 잡은 것이다.

#사례2 : 7년차 직장인 김 모씨(34). 3개월 전 경매로 서울 마포구 성산동의 48㎡ 빌라를 장만했다. 입찰 당시 감정가는 9000만원, 시세는 1억3000만원이었다. 하지만 대항력 있는 세입자가 있어 한 차례 유찰됐다. 하지만 권리분석 결과 임차인이 집주인의 장인 장모로 집주인이 집을 담보로 대출받을 때 무상거주확인서를 제출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결국 8600만원에 낙찰을 받았다. 45일 뒤 잔금을 치르고 알아본 시세는 1억6000만원에 달했다.



◆ 경매로 내 집 마련 적기

= 최근 경매 시장에 알짜 물량이 쏟아지고 있다. 버블세븐 지역 고가 아파트는 두 차례 유찰 뒤 입찰에 나서는 게 정석처럼 됐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싸면서도 투자 가치가 높은 강북권 연립ㆍ다세대의 인기도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주택 시장 침체가 1년간 이어지면서 기존 주택 매매 시장에서 급매물이 상당부분 해소됐고 하락세도 어느 정도 진정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대선 후 기대도 있어서 시세가 바닥권을 다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

경매에 참여하는 입찰자 입장에서는 시세보다 낙찰가가 낮아질 위험성이 그만큼 줄어든 셈이다.

매매 시장이 경색되면서 경매 시장에 우량 물건이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그만큼 투자자가 분산되고 입찰 경쟁률도 낮아져 낙찰가도 상대적으로 낮게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

시기상으로도 지금이 적기다. 통상 3개월 정도 걸리는 사후처리과정을 감안하면 지금 낙찰을 받아야 내년 봄 이사철에 입주할 수 있다.

강은현 법무법인 산하 팀장은 "특히 매년 연초에 경매 시장이 달아오르는 경향이 있어 지금이 실수요자에겐 경쟁 없이 낙찰받을 수 있는 기회"라고 전했다.

◆ 버블세븐 아파트 잡아볼까

= 버블세븐 지역 고가 아파트 경매는 기회가 많이 늘었다. 고가 아파트 매매 시장이 침체하면서 전에는 찾아보기 힘들었던 물건들이 부쩍 눈에 띈다.

특히 경매 시장에서 고가 아파트 인기가 떨어지면서 물건을 잡기가 더 쉬워졌다. 두 차례 유찰되는 것은 이제 흔한 일이고 응찰자도 물건당 5명을 넘기 힘들다.

최근엔 두 차례 유찰된 후 낙찰된 물건의 낙찰가가 이전 유찰가를 넘기지 못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감정가보다 20% 이상 싸게 낙찰받을 기회가 많아졌다는 뜻이다.

실제로 송파구 문정동 래미안 전용 133㎡(일반 145㎡)는 감정가가 시세와 비슷한 12억원에 책정돼 있지만 두 차례 유찰돼 현재 감정가의 65% 선인 7억6800만원에 세 번째 입찰을 기다리고 있다.

특히 과거엔 여러 번 유찰되는 물건이 보통 권리관계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엔 특별한 이상이 없어도 수요자가 없어 유찰되는 사례가 많다고 전문가들은 전한다.

강은 지지옥션 팀장은 "대출 규제 때문에 수요자들이 사고 싶어도 못 사고 있는 상태"라면서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대출 부담이 커지면 경매 시장에 나오는 고가 아파트 물건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특히 버블세븐 지역에 급매물을 잡으려고 기다렸던 실수요자들에겐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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